-
-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트라우마
바빗 로스차일드 지음, 김좌준 옮김, 최주연 감수 / 소울메이트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몇 달전 막을 내린 개그콘서트의 정여사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유행어가 등장한다. "어머 트라우마, 바꿔줘!" 하고 말이다. 책 내용과 별개의 이야기지만 이 대사를 하는 개그맨도 저 말을 하면서 트라우마에 대한 표현을 소스라치게 연기한다. 그 만큼 트라우마라는 현재의 나를 넘어 과거와 미래의 내 인생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덫이라는 것이다. 흔히 기억에 남을 법한 큰 사고를 겪은 후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발생하여,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고, 그 사건과 관련된 일들에 대해선 발작 수준으로 경계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험을 살려보자면 큰 사건이던 작은 사건이던 트라우마의 정도 차이일 뿐이지 외상후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인 것 같다. 물론, 그것이 그저그런 기억이 되느냐, 끔찍한 기억으로 장애까지 초래하느냐의 선상에 놓인 갈림길일테지만 말이다.
필자는 작은 일이라도 일련의 사건을 겪고 나면 잘 떨쳐내지 못한다. 물론,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이야기가 있듯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잊혀져가기 마련이지만 완전히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 단지 숨겨버리고 있는 것일 뿐 언제든지 들춰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 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벗어나는 법' 이라는 희망과 확신이 가득찬 문구를 통해 내 신경을 자극했다. 나로썬 한번 쯤은 꼭 읽어봐야할 것 같았다. 이책에서는 '마음의 상처는 왜 잊혀지지 않는가?' 질문하고 '트라우마, 내 몸은 기억하고 있다!' 라고 답하는 듯 했다. 단순한 문구처럼 보이겠지만 이것도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한 메시지 같았다.
이책을 읽으면서 마치 의학 전문 도서나 잡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책이라고 생각하여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으로 착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용자체가 굉장히 전문적이고 체계적이었다. 마치 전문적으로 상담을 받고, 자문을 구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달까? 이책은 다른 사람들의 일련의 경험을 통해 독자들을 이해시키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나와 비슷한 느낌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험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그저 다른 사람의 경험을 보고 있는 것 뿐인데, 마치 내 이야기가 책속에 담겨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것을 일종의 '공감대 형성' 이라고 해야하나? 하면서 말이다.
트라우마는 신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꼭 이책을 접하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과학이라는 과목을 배운 사람이라면 모두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우리의 뇌는 신경을 전달하고, 또 기억한다. 또한 우리의 신체에는 신경선들이 세기 힘들 정도로 무수하게 많이 뻣어있다. 트라우마는 몸이 경험했고, 뇌가 기억하고 있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해결법은 뇌의 기억을 치료하거나 없애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테지만 치료하는 것은 고사하고, 없애는 것은 거이 불가능하다. 기억 상실증에 걸리지 않는 이상 말이다.
이책에서는 말한다. '과거부터 전해져내려오는 고전적인 트라우마 치료방법으로는 이것을 절대 치료할 수 없다.' 고 말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에 대해 알고 싶다면 혹은 아직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