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더블 - 두 개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
정해연 지음 / 사막여우 / 2013년 3월

대부분의 스릴러들은 선과 악이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주체는 형사와 범인이다. '더블' 이라는 이 스릴러 소설의 주체도 형사와 범인이다. 하지만 이 둘은 하나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처음 이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익숙하고 평범함속에서 새로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읽은지 몇 주 안된 '나를 찾아줘' 라는 스릴러와 공통된 점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접하는데 있어 큰 괴리감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따지고 보면 괴리감이랄 것도 없었을테지만 말이다. 더블의 첫 장면을 꾸미는 자는 바로 도진이었다. 형사라는 사람이 그것도 가정있는 여자와의 불륜을 그리고 있었는데, 이 불륜녀가 도진의 쿨한 도진의 매력에 빠지고 점차 잠식되어져가는 상황속에서 이혼을 하고 도진과 새 삶을 꾸려나가보겠다는 다소 당돌해보이는 발언을 하며 사건이 시작됬다. 바로 도진이 불륜녀를 살해해버린 것이다. 허나 더욱 놀라웠던건 살인을 저지르면서 불륜을 저지를 때와 같은 쾌감을 느끼는 도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주어진 휴가에서 또, 우연히 발견한 시체. 사이코패스 기질이 충만한 현도진은 자신이 이미 불륜녀를 살해한 상황에서 그 사체와 엉키게 됬을 때의 상황까지 염두한 뒤에 그 사체도 자신이 처리하기까지 한다. 살인을 한것도 모잘라서 사체를 방치, 훼손, 유기하면서 악랄함과 죄의식 따윈 안중에 없다는 듯 어느세 인간의 껍데기를 뒤집어쓴 악마로 분해있었다. 허나 이것이 소설 전개의 발단이 되어 절정으로 빠르게 전개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가려져있던 사실들이 하나하나 들어나기 시작한다.

 현대 사회에 접어든 오늘 날, 그리고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악랄한 범행들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도심에서 대좋고 칼부림을 한다던지 총기 반입이 금지된 국내에서 총기 소지를 하여 죄없는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던지, 사람을 꼬여내어 납치 한 뒤 장기매매나 인신매매를 하는 등 필자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일이고,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이지만 소설 '더블' 은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연속되고 있는 현 시점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것 같았다. 비록 사건의 주제는 다르지만 그 주체가 같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것. 우리가 모르는 사이 또, 어떤 기상천외한 사건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는 것. 이와 같은 일들은 더 이상 남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