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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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책은 삶의 곁을 스치듯 지나가고, 어떤 책은 삶의 결을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어떤 책은 그저 읽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할 문장으로 남는다.

 

어떤 책은 끝내 덮을 수 없어 마음의 책장에 오래도록 펼쳐진 채 남는다.

그리고 어느 페이지에선가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풍경이 된다.

 

나에게 이 책이 그랬다.

이미 두 번 읽은 책이었지만, 서평단 모집 광고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책과 우정을 나누는 기분이다 ㅎㅎ

 

소설이 서간체이다 보니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지루한 편지를 읽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들과 나의 경계가 흐려졌다. 나는 점점 그들과 척박한 현실을 같이 살아내면서 문학이 삶을 어떻게 일으켜 세우는지, 독서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무기가 되는지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영국 해협의 작은 섬, 건지를 배경으로 한다. 런던의 작가 줄리엣은 우연한 편지를 통해 이 섬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고, 그들을 만나러 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소설은 전적으로 편지로만 구성되어 있어, 독자는 인물의 내면과 시대의 공기를 그대로 엿듣는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엔 낯설지만 곧 빠져들게 된다.

 

소설의 중심에는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속에서도 독서를 통해 삶을 지켜내고자 했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다.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이 수상한 이름의 모임은 독일군 점령 하의 감시와 통제 속에서도, 위트와 기지로 위기를 모면했던 사람들의 연대에서 비롯되었다.

 

작중 북클럽 회원들은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사랑을 떠나보내고, 가난과 트라우마 속에서 삶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애정과 책에 대한 사랑은 꺼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토머스 하디를 읽고, 누군가는 오스카 와일드의 유머에 웃으며 하루를 버텨낸다. 이런 문학적 순간들이야말로, 절망 속에서도 인간을 인간으로 있게 해주는, 인생이 건네는 뜻밖의 선물이 아닐까.

 

북클럽은 단지 책을 읽는 모임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을 나누며 잠시 머물 수 있는 안식처가 될 수 있고, 말할 수 없는 상처가 있어도 책 속 문장을 빌려 마음 한 줄을 꺼내 놓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받은 선물은 북클럽의 소중함이다. 죽기 전까지 북클럽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는데, 이후로 노년의 삶이 기대되었다.

 

 P. 20

제 책이 어쩌다 건지섬까지 갔을까요? 아마도 책들은 저마다 일종의 은밀한 귀소본능이 있어서 자기한테 어울리는 독자를 찾아가는 모양이에요.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요.”

 

이 책이 나에게로 왔고, 나는 지금도 건지 감자껍질 파이 북클럽의 회원이 되고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진심을 다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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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의 디자인 - 자기만의 감각으로 삶을 이끄는 기술
아키타 미치오 지음, 최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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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의 디자인

 

자신만의 감각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사람!

70세의 제품디자이너 아키타 미치오 씨!

그는 주변 환경에 의해 자신의 기분이 좌우되는 것이 싫어서 부정적인 영향은 참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벗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소심하고 겁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마찰을 일으킬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자주 타지만 벨은 거의 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굳이 상대를 움직이게 하려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면 주위에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세상에 대한, 가족에 대한, 친구에 대한, 그리고 나에 대한. (알면서도 잘 안되는~~~~)

 

적당히 생색도 내야 인정을 받는 요즘, ‘최고의 친절은 상대방이 그 친절을 깨닫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뷔페에서는 많이 먹으면 손해라는 스위치를 켜서 과식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좋았다.

 

애용은 하더라도 애착은 갖지 않는 것, 힘들게 호감을 얻기보다는 서로 지치지 않는 관계를 맺을 것, 무조건 상냥한 태도가 친절은 아니라는 것, 길이 좁을 때는 짐을 들지 않는 것, 대단한 사람이 어디 숨어 있을지 모르니 누구를 대하든 예의를 갖춰서 대할 것을 조언한다.

 

또한 상대의 언행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해서 말로써 자신의 살상 능력을 시험하면 안 된다고 한다. 상대방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납기일에 맞추어 90퍼센트를 내는 것보다 의뢰받은 다음 날 50퍼센트를 내는 게 낫다.

상대방에게 시간을 선물하고 판단을 맡긴다.”

 

나는 납기일에 맞추어 100퍼센트를 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 이 부분에서 멈칫했다. 저자는 초안에 너무 많은 힘을 들이면 의뢰인이 오히려 부담스러워서 자신의 의견을 내기가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열정을 다 쏟아붓지 말고 에너지를 아껴두라는 의미이다.

 

이 책의 디자인에는 저자가 얼마나 관여했을까!

최근에 본 책 중에 가장 잘 읽히고 깔끔했다.

카피처럼 쾌적하게 삶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펼쳐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은 오랜만이다.

기분을 아름다운 풍경으로 디자인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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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의 대화 - 상황과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성공적 대화 기술, 개정판
조셉 그레니 외 지음, 김경섭 외 옮김 / 김영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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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의 대화

 

상황과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성공적 대화 기술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수록 그 불편함을 못 참는 사람들은 대화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이 대화를 하지 않음으로써 오해를 받거나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되더라도 그 순간을 피하고 싶을 때가 많다. 오히려 말을 잘못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 전화보다는 상황 설명을 이성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문자를 선호하기도 한다.

 

우리는 어쩌면 대화를 잘하는 기술보다 대화를 피하는 기술에 더 고수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 매체에서 배우 이서진이 연인과 헤어지자는 문자를 일방적으로 보내고 홍콩으로 잠적했던 사연이 이슈가 되었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피해 잠적을 선택한 것이다.

 

조지 버나드 쇼가 소통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 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일이다.”라고 했듯이 우리는 어쩌면 무수한 오해를 쌓으면서 소통이 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결정적 순간의 대화란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의견에 차이가 있고,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감정이 격해질 때 일어나는 대화를 말한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들은 결정적 순간의 대화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당신의 영향력을 높여주고, 조직을 개선하고, 대인관계를 강화하고, 신체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러고는 우리가 어떻게 이 대화 기술을 터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스트레스 받을 때의 스타일 채점표와 대화법 채점표를 통해 스스로를 점검할 수도 있다.

 

마틴 루서 킹이 우리가 중요한 문제에 침묵해버리는 그날, 우리 삶은 끝날 것이다.”라고 경고했듯이 우리는 이제 어리석은 선택을 거부하고, ‘의미 공유 대화를 할 것을 조언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중요한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능숙하게 해낼 기술을 찾아낼 수 있고, 어느 정도 배우기도 쉽다는 것이다.

 

저자는 의미를 보다 많이 공유할수록 더 나은 결정, 더 좋은 관계, 더 통합된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말하며, 그 대화를 돕기 위해 설계한 기술을 이 책에서 가르쳐 주고 있다.

 

1부에서는 적절한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확신하는 법, 2부에서는 뜻밖의 상황에 대비하는 법, 3부에서는 대화를 마무리하는 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특히 11행동에 나서라에서는 의사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내릴 것인지, 결정적 순간의 대화의 후속 조치로는 누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결론짓게 도와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서 더듬더듬 나아가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위로를 전하고 있다. 이 개념들을 실천하고 노력하다보면 어느 순간, 결정적이며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엄청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다 배울 수는 없지만,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통해 상황과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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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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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2

 

세계적인 천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꿀벌의 예언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될 거라는 나의 예언도 현실이 된 것 같다. 한국 독자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작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각종 매체에서 그의 신작을 다루었고, 그를 사랑하는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중이다.

 

그가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들었다는 음악을, 나는 그의 소설을 읽는 동안 들었다. 800여 페이지나 되는 소설을 읽으면서 그 음악들에 압도당해 더 빨리 소설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는 역시 천재구나, 라는 것을 다시금 인정하면서. (그가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들었던 음악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담겨 있다.)

 

이 소설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순간 인간에게 남은 기간은 4년뿐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꿀벌의 실종이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는 가정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는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를 맞은 2053년 지구를 보고 온 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대모험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과학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유는 더 매혹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독자들은 현실과 판타지 속에서 퍼즐을 짜 맞추며 함께 모험에 뛰어 든다. 이러한 장치들이 때로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일단 작가를 믿고 끝까지 따라가게 되었다.

 

르네가 다녀온 30년 뒤의 미래는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져서 겨울에도 기온이 43도 넘는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세계 인구가 150억 명에 이르는 충격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꿀벌까지 사라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그야말로 세상은 참혹하게 변한다. 베르베르는 인류가 미래를 위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르네와 알렉상드르가 퇴행 최면을 통해 전생으로 가서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를 뒤쫓는 과정은 특히 흥미로웠다. 놀랍게도 이 예언서는 르네가 전생에서 쓴 책이었다. 그러니까 현재를 살고 있는 르네가 자신의 전생에서 쓴 책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 베르베르가 최면을 통해 전생을 봤다고 했던 인터뷰가 떠올랐다. 베르베르111번 째 환생을 했고, 바로 전생에서는 의사였다고 했다. 이처럼 그는  과학과 비과학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모티브로 쓰는 독보적인 작가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베르베르는 르네 일행을 통해 희망찬 미래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닥친 미래는 위태롭고 불안해 보인다. 우리 모두가 소설속의 주인공인 르네 일행처럼 함께 이루어가야 할 과제인데, 우리는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

 

예언이 저절로 실현된다는 말은 우리가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입에 올리는 순간, 그것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예언이 없었다면 그 일은 일어나지조차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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