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가튼걸
사라 브리달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그리고 초반에 등장하는 피해자의 프로파일링 이후 언뜻 영화 '도가니'가 생각나 오히려 진도를 뺄 수 없었던 추리 소설 <포가튼걸(forgotten girls)>. 덴마크 국민 작가상을 4번이나 수상한 사라 브리달의 2011년작으로  2015년 현대 미스터리 문학 최우수 수상작이라고 한다. (어느 단체에서 선정하고 시상하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으나:)

어쨋든 '잊혀진 소녀들'이란 제목에서 풍기듯 대강의 소재 짐작은 들어 맞았으나 일단 작품의 느낌은 '북유럽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외국 스타일의' 이색적인 작품이었다.
 
작가 사라 브리달은 세계적으로 범죄소설의 여왕이라 불린다고 하며 수상 경력 또한 화려했다. 그리고 그녀의 책은 21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인구 560 만 명의 덴마크에서만 180만 부가 넘게 팔렸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500만 부가 팔렸다고 하니 책의 내공이 엄청난가 보다.

'포가튼걸'은 그러한 그녀의 몇 번째 작품인지 인트로에 자세한 소개는 없었으나  적어도 평타 이상은 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을 테니 기대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여성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소재 면에서나 주고 받는 대화나, 생각이라든지 확실히 여성스럽다.

이 책의 나름의 관전(?) 포인트는 범죄가 발생했으나 그 사건 해결 과정이 숨통을 틀어막는 긴장감이나 초조함에 있기보다는 오히려 주인공 여 형사가 사건의 단서와 연결된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건 아닌지 점점 곁눈질하게 된다는 점이다. 

솔직히 초반에는 여느 추리물의 주인공 여형사만이 가진, 스테레오 타입 같은 성격 묘사가 별로로 와 닿았다.

특유의 신경질적이면서 감정적이되 사랑은 믿지 않는, 그러나 사건 해결에 대해선 집요함을 보이는 유능한 여 형사... 여기서도 그렇게 시작하는구먼, 했다. (이게 북유럽 스타일인지도 ㅋㅋ)

그러나 왜 그러한 성격이 여기서 합리적인지 이해가 되면서, 베일에 감춰진 미스터리한 매력을 드러내며 천천히 사건을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생각보다 사건 외적으로 보이는 각 인물들의 스토리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손에 땀을 쥐는 서스펜스보다 각 단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해서 한번 잡으면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책! 그러나 빨리 끝장내기보다는 한장한장 아껴서 읽고픈 책이었다.

재미있게 잘 읽었다.

마지막으로, 발매도 채 되기 전에 따끈따끈한 신상 스릴러를 만나게 해준 바른번역 서평 이벤트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또 매번 새로운 유럽 스릴러물을 출간하고 있는 북플라자를 응원하며 다음엔 또 어떤 재미있는 번역물을 소개해줄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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