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씻다가 생각이 났어 - 쓸쓸하고 찬란한 우리들의 열다섯
권지연 지음 / 폭스코너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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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5세를 처음 만났다.
모든 존재가 모두 사랑스럽지만,
개인적으로 표현을 잘 하는 친구에게 마음이 간다.
표현을 통해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나고,
고맙고 마음이 더더 사랑으로 꽃피게 된다.
이런 선순환이 좋다!

그런데 내가 올해 가르친 15세들은?
난 중2 5개 반에 들어갔는데
"선생님이 좋아요~"라든지,
"수업이 너무 재밌어요~"라고
표현하는 친구들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뭔가 모를 결핍을 남겼다.
2%부족한 느낌!

아~~
칭찬받고 싶다!
응원받고 싶다!
고백받고 싶다!

'중학교에 가면 애들이 얼마나 날 더 좋아할까?'
라고 기대했다!
이 문장에서 강조하는 단어는 '더'!
그런데 그 '더'라는 느낌을 못 느끼겠다.
'이거 뭐지?'
'나 중학교에 온 거 맞아?'

그나마 다행인 것은
1학년 아이들만은 표현을 참 잘했는데..
아뿔싸!
내가 들어가는 2개반만 2학년과 비슷한 건 뭐지?

그랬다.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날 있음, 저런 날 있는거다.
잘하는 반 맡는 샘 있으면,
그렇지 않은 반 맡는 샘 있는 법이니..
이건 그냥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래도 제아와 현지가 제일 표현 많이 해줌!!^^)

그래서 그랬을까?
중학생들을 여유있게 바라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 이제 갓 1년이 되었을 뿐이잖아.

권지연 선생님은
중학생들과의 다양한 만남의 이야기들을
잔뜩 펼쳐 놓으셨다.
그리고 본인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를 하셨다.
아이들과 함께 있었던 일들을
생생히 기록하신 것도 놀라웠고,
선생님만의 색깔과 아이디어로
교직 생활을 채워 오신 것이 반가웠다.
어쩜 이렇게 아름답게 글을 쓰실 수 있는 건지..
좋은 이야기가 뒤로 갈 수록 더욱 많았는데..
p.131 고민있을 땐 운동장 데이트
p.147 담임이라는 것
p.152 꽃이 스러졌는데

이 이야기가 모든 이야기를 이겼다.
p.200
나비야, 그 날개 팔랑이지 말아주렴-<불편한 편의점>
국어 선생님이시기에 가능한 독서 수업이기도 했겠지만,
독후 아이디어가 너무 기발했다.
그건 아이들의 말 하나하나 세심하게 담아두시고,
아이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려는 따스한 마음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일테다.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이
먹고 싶다는 학생의 말에
"참참옥(참깨라면 참치김밥 옥수수수염차)!"을
먹여 주리라 다짐한 쌀알 지연선생님.
사랑스러운 사제지간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날개짓이 되어
결국 논밭 사이 귀엽게 자리잡은 소규모 학교에서
전교생 14명을 데리고
정년 퇴임을 앞두신 교장선생님을 알바생으로 고용하여
도서관에 진짜 [불편한 편의점]을 차리신 것이다.
'입장료 = 책읽고 인상깊은 구절 적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불편한 편의점 작가님을 모시고
2차 [불편한 편의점]까지 오픈.

누군가의 나비 날개짓을 그저 보아 넘기지만 않는다면
그것을 언젠간 거대한 태풍이 된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된 이야기였다.

그리고 에필로그.
권지연 선생님과 아이들이
찬란하게 살아 움직인다.
이런 세월을 건너 오셨기에 가능한 이야기였구나.
멋진 선생님들이 세상에 참 많다.
애쓰는 선생님들이 세상에 정말 많구나.
그 안에서 키워지고 위로받는 열다섯 인생들이 있고,
이들은 사랑받았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나가며,
또 누군가의 길이 될테다.

이제 쌀을 씻으면
권지연 선생님의 이야기가
살아나 펼쳐질 것 같다.
선생님의 펄떡이는 교직 생활을 응원한다.
"권지연선생님~ 더 많이 자랑하셔도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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