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골 와이파이 쟁탈전 이야기나무 10
장희주 지음, 지은 그림 / 반달서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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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데이터 거지지?"

데이터 무제한vs데이터 거지

세상엔 두 개의 계급이 존재한다.


데이터 무제한이 아니고서야

모두 데이터 거지 처지를

면할 수가 없다.


그들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일, 와이파이를 찾아 나선다!

이, 핫스팟을 구걸한다!

신종 탐정꾼이 되느냐, 신종 구걸러가 되느냐.

아~ 그것이 문제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신종 구걸로가 된다.


잘 잡히지도 않는 와이파이를 찾아 나서느니,

내 옆에 있는 데이터 무제한 친구 몇만 뚫어 놓는다면,

구걸은 꽤나 손쉬우니깐 말이다.


가끔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학교 와이파이에 접속하도록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반복되는 같은 대화들.


"접속이 잘 안되요~."

"속도가 너무 느려요~."

그럴 때 나타나는 백의의 천사!

아니아니, '데이터 천사'

"내가 핫스팟 켜줄게~"

파아아앗~

그들의 등 뒤에 비춰지는 후광은 가히 눈부시다.


"와~ 진짜 고마워~"

데이터 천사들에게 쏟아지는 찬사들!

경외의 눈빛들!

(이게 이럴 일인가? 나만 의문스럽다)


"애들아~ 비번 ****이야."

"응! 알았어! 그럴게"

"근데 누구야? 허락도 없이 접속한 사람?

너무 많이 접속하면 안돼. 속도 느려지잖아~~"

"... ..."

금새 갑이 되고, 을이 되는 현실.

밤골아닌 도시에서 벌어지는

핫스팟 쟁탈전이다.


그래도 밤골은 아름답다.

밤골 와이파이는 회장 할아버지의 소유가 아니니깐.

그래도 룰이라니 지켜야 한다.

밤골 피씨방을 사용하기 위한 통과의례!

컴퓨터 사용료!!


와이파이가 필요한 환희가,

게임이 필요한 환희가,

밤골이 아닌 세상과의 연결을 원하는 환희가,

할 수 있는 노동!

고추도 따고, 가지도 따는 것!

마음대로 안된다.


사건은 일어나고,

마음은 상하고,

핸드폰은 망가지고.

'유투버 : 밤골 노인킹'이 미울 뿐이다.


둘의 티키타카는 투닥거림으로

투닥거림은 화와 오해로 변한다.

그러다 좀 더 친밀해 지게 되는데..


"전 게임만 재미있어요."

"게임을 하고 나면 기분 좋고 뿌듯하나?"

"이기면 좋고 지면 기분이 바닥을 치죠. 그럼 할아버지는 유투브가 그렇게 좋아요?"

"난 유투브가 좋은 게 아니라

구독자랑 (ㅅㅌ)하는 게 좋은 거다."


회장 할아버지로서가 아니라

유투버 밤골 노인킹으로서가 아니라

그저 한 명의 인간으로서 해 주는 조언.


회장 할아버지가 삶을 사랑하는 법을

옆에서 경험으로 보고 배우며

게임보다 더 좋은 것,

게임만큼 더 좋은 것을 배워 나간다.


역시 싸우면서 투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싸운 후 올곧이 보이는 것들.

나의 고유성에 대한 성찰.

그러니 와이파이도 쟁탈하기 위해 싸워 볼 일이다.


*출판사에서 책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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