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면허
마르탱 파주 지음, 로낭 바델 그림, 양진희 옮김 / 우리들의행성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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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도 하지.
기준도 잣대는 모두 어른들의 것이다.
어른들은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렇다면, 어른들은 어른 면허를 가지고 있나?
묻게 된다.

한 쪽(어른)은 면허도 없이 상대(어린이)의 면허를 요구한다.
상대가 어리다는 이유로,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도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다양한 테스트를 요구받는다.

테스트 이름.
'너는 진짜 어린이인가?' '네가 어린이라는 것을 증명하라.' '너에겐 어린이 자격이 있는가?'

누군가의 무엇도 박탈할 자격이 없는 어른이
어린이의 면허는 박탈할 자격이 있는 것처럼
너무도 당연히 그렇게.

아이라는 시간을 지나왔다는 사실이
아이는 이러이러해야 한다. 라고 말할 자격을 부여하는가?
에 대한 질문엔 대답하지 않고 말이다.

그렇게 순수한 아스토르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린이 자격 테스트'를 받는다.

콧수염을 기른 아저씨, 넥타이를 맨 아저씨, 모자를 쓴 아줌마만 심각하다.
그래 어른들은 심각하지.
더해 아이들은 순수하고.

"모든 시험에 떨어졌기 때문에 네 어린이 면허를 취소하기로 했다.
너는 이제 어린이가 아니야."
어른들의 폭력적 무지함의 순간.

그래도 다행이다.
아스토르 집엔 어른다운 어른들이 둘이나 존재한다.
아스토르에게 꼼수을 전달해 주는 그 찐한 사랑!
이 사랑 덕에 웃는다.
이 사랑 덕에 행복하다.

어린이를 어린이답게 하는 것은,
잣대의 들이댐이 아닌,
뜨겁게 안아주는 포옹 한 번,
존재를 존재 자체로 알아주는 알아차림 한 번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한국에선 말 그대로, "나이가 깡패다."
그러다 보니, 나이를 엄청난 자격면허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나이를 기준으로 우위를 선점'하려는 어른들은 '과연 어른다운가?'
시간이 가면 저절로 차곡차곡 쌓이는 공짜 이자같은게 나이아니던가?
불로소득이 아닌 노력과 경험이 빚어낸 마법의 복리이자같은 지혜로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래서
"어른 면허가 있다면,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
라는 아이들의 고백을 들어보고 싶다.

어른과 어린이라는 2분법을 넘어서게 도와주는 그림책을 만나 그저 반갑다.
어린이가 있어야 어른이 있다.
어른이 있어야 어린이가 있다.
어린이 안에 어른이 있다.
어른 안에 어린이가 있다.
그러니 어른도 어린이도 굳이 지금 무엇임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증명하려 애쓰지 말자!
그저 인간다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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