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계란 후라이 주세요 보람 그림책 3
보람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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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불안하실 때 있으신가요?
저는 있어요.
지금 쉬어도 되는건가..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아직 덜 끝났는데..
해결된 게 없는데..라는
생각으로 혼자 불행에 사로잡힐 때요.

완성되지 않은 느낌일 때.
그 느낌 때문에 오는 불편함을 참기 힘들 때
저는 불안하다 느낍니다.
그리고 찝찝해요.
완벽하지 않아서.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완벽한 하루란 어떤 하루인가요?

메이쭌 "게임을 많이 하는 하루"
슈슈 "숙제가 없는 하루! 그럼 엄마는?"
수자 "할 일 다하고, 남은 시간 맘 편하게 놀 수 있는 하루지?"

완벽한 계란을 만들어 달라는 멍멍 손님의 등장으로,
방금 축 개업했으나
요리사없는 먀옹 식당은 쌩난리가 나고야 맙니다.
개업 축하 파티에 온 끼토, 토토, 개밍, 수박 등의 친구들은
'완벽한 계란'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으니깐요.

완벽한 계란에 대해 고민합니다.
서로의 생각을 나눕니다.
그런다고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또 물고
완벽한 계란에 대해 계속해서 새로운 대답이 나오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질문 역시 계속됩니다.
닭의 문제인가?
요리사의 문제인가?
계란 모양의 문제인가?
계란 요리 시간의 문제인가?

고민은 고민을 낳고, 이 고민들은 결국
계란 후라이에 계란 후라이를 낳습니다.

저 많은 계란 후라이...
털썩.....먀옹 살려......

타인의 기준에 맞추기 위한 삶은 불안합니다.
그래서 제가 요새 불안합니다.
인권 수업을 빨리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죠.
선생님들께서 이미 하셨던 수업들이 아닌
온전히 100% 나만의 창의성이 담긴 수업 제작에 대한 욕심때문에 더 그래요.
그런데 물리적 시간은 부족하고, 시간적 압박은 지속되고
제 연수를 기다리는 선생님들의 기대감들은 충족시키고 싶고..

그런데 문득 수업을 만드는 것도
선생님들에게 제 아이디어를 전달해 드리는 것도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건데,
내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이렇게 불안해야 하는가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먀옹이 만든 완벽한 계란은 지극히 평범했어요.
욕심 부리지 않네요. 여유있다는 거죠.
가지고 있는 신선한 계란을 정성을 다해 구워줘요. 이미 준비된 자세로.
물론 멍멍 손님의 니즈도 헤아리면서요. 멍멍 손님을 위해.

이 책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내가 아닐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나 이상이 되려고 하지 말자.
그냥 오롯이 내가 되자. 나답게!

먀옹 친구들의 수고와 노력은 너무 칭찬해 주고 싶어요.
그런 노력, 사실 아무나 하는 거 아니잖아요.
먀옹 식당 잘되게 도와주려는 친구들의 찐사랑이니깐요.
하지만 쉐프 먀옹을 통해 배우는 완벽은,
여백을 남겨주는 것이었어요.

여백을 채울 너의 자리를 남겨두는 완벽함

저는 그도시속에서 뛰어놀 아이들을 위해
그냥 저답게 준비할 뿐, 그 뿐인거에요.
그리고 그 내용들을 연수로 전달했다면,
시간을 채우고 깨달아 가고 충만해 지는 선생님들의 여백은 남겨두는 것.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에 대한 검열이 심각한 쓸데없는 완벽주의자인 제가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보고 또 보면서 배운 완벽입니다.

우리 쫌! 그만 완벽합시다!!!

#그도시샘 #그도시의사유 #그도시에만
#그림책수업 #그림책이좋아
#완벽한계란후라이주세요 #보람 #길벗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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