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 구역 51F 아름다운 청소년 30
효주 지음 / 별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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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구역 51F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애들아~ 나와 DNA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복제된 생명체가 있다면 무얼 시킬 거야?”
아이들이 말한다.
“내가 혼나야 할 때 그 친구를 대신 보낼거야.”
“숙제시켜야지. 하기 싫은 일 시키지 않을까?”
아차. 질문부터 틀렸다.
존재를 수단화하는 질문이라니..
수단화를 정당화시키는 답변을 요구하는 어리석은 질문이라니..

‘복제된’ 생명체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그 존재를 존재 자체로 보지 못했다.
내가 가진 생명존중사상이 이리도 좁고 편협했던 것이다.
내가 생명체를 존중한다고?
어떤 생명체는 시작부터 도구적 존재로 상정하고 있으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복제된 생명체를 ‘복제된’ 생명체가 아니라, 복제된 ‘생명체’로 보는 시선.
생명체에 무게감을 두는 시선이 필요하다.
아직 그 시선이 없어 나는 이리도 어리석은 질문을 하고야 만 것이다.

민후는 교통사고로 인해 이전 기억을 잃었을 뿐 아니라 머리가 깨질듯한 이명을 겪고 있다. 본인이 쌍둥이인지도 몰랐으나 엄마가 어떤 사진을 보고 흐느껴 우는 것을 보고 엄마의 서랍장을 뒤져 ‘준후’의 사진을 보게 된다. 그리곤 뒤바뀐 운명을 원망하고 죽은 자식을 그리워하는 엄마를 원망하며 지낸다.
그러던 민후에게 전학 온 지아는 눈이 가고 마음이 가는 친구가 된다. 지아와 함께 있을 때 이명이 사라지는 신비한 경험. 둘은 귀 뒤에 비슷한 상처를 확인하기도 하고 함께 놀이공원도 가며 점차 가까워진다. 어떻게 안 것인지 화가 난 채 놀이공원으로 지아를 데리러 온 지아 아빠. 그리고 그 뒤 이유를 알 수 없이 지아는 계속 결석을 한다.
지아 아빠는 엄청 유명하고 부자인 제노크론 테크 대표 유명우. 제노크론 테크가 운영하는 생체 연구소 이터널 메모리. 여기서 사람을 상대로 불법 임상 실험을 하고 있다는 생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데...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민후. 갑작스런 지아의 죽음 목격 등 이야기의 전개가 긴박하게 이루어 진다.
“휴먼 클론도 사람이에요.”라고 외치던 지아.
복제 인간과 죽은 반려동물의 복제인 Come Pet.
우리들에게 다가 올 가까운 미래에 관한 이야기.

이렇게 미래는 다가오는데, 아니 미래는 성큼 다가와 있는데
현실에 사는 나의 생각은 한참 퇴화된 채 후퇴하고 있다.
윤리적 공백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의식을 깨우고, 인식을 깨우기 위해
미래를 담은 책을 읽을 때다.

금지구역 51F에 나온 주인공들은 그냥 존재일 뿐이었다.
하나의 세계관을 가진, 사랑을 할 줄 알고 고통을 분담할 줄 알고 울 줄 알고 서글퍼하며 외로움을 딛고 일어서는 존재.
그냥 나랑 같은 존재. 나같은 존재.
누군가와의 DNA일치 여부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주체로서의 존재.
그들을 맞이해야 한다면 어떤 생각과 태도여야만 하는지 알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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