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테의 수기 - High Class Book 34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원강희 옮김 / 육문사 / 1995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내가 처음 잡은 것은 정말 10년쯤 전인 것 같다. 하지만 난 아직도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다. 물론 10년 내내 읽은 것은 아니다. 앞부분만 읽다가 지루해지면 책을 놓은 탓에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그렇게 지루한 것은 아니다. 처음 책을 잡으면서부터 난 키득키득 웃었으니까. 그럼 난 왜 이 책을 아직도 다 읽지 못한 것일까. 특별한 줄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내용이 계속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에 많이씩 읽기가 그리 쉽지 않다. 물론 이 꽉 다물고 읽자면 하룻밤에도 읽긴 읽겠지만.

하지만 난 지금도 이 책을 읽는다. 말테의 어리석은 물음들이 내 안에 와 닿기 때문이고
그의 생각들이 아직도 날 웃기고 울리기 때문이다. 릴케는 이 장편을 마치고 나면 죽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할말큼 이것을 아꼈다고 한다. 그만큼 좋은 책이다. 그리고 원강희의 번역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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