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철학책 봤어? - 철학을 놔버린 당신도 빠져들 재미있는 철학자 열전
시미즈 요시노리 지음, 함인순 옮김 / 현암사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작가 시미즈 요시노리는 일본에서 주로 유머 소설을 적는 소설가인가 봅니다. 하루는 출판사에서 ​철학자에 대한 책을 써보면 어떻겠느냐는 의뢰를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열두 명의 철학자가 이 책에 쓰여 있으니 그 열두 철학자에 대한 철학을 나름대로 공부도 해야 했었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철학을 심도 있게 공부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열두 명의 철학자에 대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일뿐더러 그것도 책 한 권에 써넣을 정도의 시작으로 공부를 깊이 있게 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그 책이 언제 나올지 모를 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아마 이런 의뢰가 들어왔다는 것은 작가 시미즈 요시노리에게는 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었으며 그의 철학적 지식이 해박했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그렇게 책을 의뢰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한국에서의 ​제목은 "이런 철학책 봤어?" 라고 철학에 더 중심을 둔 제목이지만 일본에서의 원제목은 "考えすぎた人: お笑い哲学者列伝" 철학자에 더 강조를 둔 책 제목입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가 인문학이고 그러다 보니 아마도 철학에 한층 더 중점을 둔 제목을 만든 것 같은데, 결국 철학자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될 것이고 그의 철학을 잘 알아가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철학자를 알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자의 매력을 먼저 알아간다면 그 매력으로 인해 어려운 철학을 참고 공부할 그런 강한 인내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림픽 종목에서 누군가가 금메달을 따게 되면 그 종목을 배우려는 학생들의 수가 늘어나고 어떤 영화에서 한 직업이 멋있다 보인다 하여 그 직업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영화 '탑건' 같은 경우에는 상영을 하고 난 후에 공군 사관학교를 지원하는 학생 수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하니 매력을 멋져 느끼는 것이 공부를 함에 있어​ 참고 견디게 해주는 그리고 어렵더라도 도전해볼 용기를 심어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린 학생들에게 재미나게 다가갈 철학자들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였던 소크라테스 편을 볼 때는 음.... 이런 기분으로 읽었지요. 그런데 두 번째 플라톤 편에서는 플라톤에게 끝없이 질문을 하는 사람의 언행이 아주 우스꽝스러워서 제법 웃음 띠며 읽었습니다. 그러다 세 번째 편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는 그 옛날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네로24시'의에서 열연했던 최양락씨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글을 읽으니 어느 부분에서는 배꼽 잡고 웃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재미나게 철학자를 알아가는 책은 아주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옛날 학창 시절 윤리 과목에서 철학자에 대한 공부는 철학에 대한 흥미를 전혀 끌지 못할 만큼 그들의 명언?에 가까운 말들만 외우게 하였고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 버린 경향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리고 어딘지 엄숙해야 할 것 같고, 철학자의 말은 진리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고 그냥 그대로 머릿속에 집어넣어야만 할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생각해볼 법한 진지하거나 혹은 우스꽝스러운 의문들과 궁금증을 대체적으로 웃기는 상황에서 이야기들을 펼쳐내어서, 간혹은 죽은 철학자를 현대의 TV쇼 같은 프로그램에도 끌어들여가면서까지 아주 신나게 대화를 합니다.

  ​"이런 철학책을 봤어?"를 읽으면서 한 편으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원어로 이 책을 읽지 못했다는 것과 일본의 유머 코드를 제대로 잘 알지 못할지도 못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가진 유머의 진가를 제대로 이해를 못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유의 철학자에 대한 재미난 접근이 한국에서 한국의 작가들에 의해 한국에서 잘 통하는 재미난 방식의 말장난과 우스갯소리로 이루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하여 한국에서 보다 어린 나이에 보다 즐겁게 철학자와 가까워지게 만들어주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른들에게는 가벼운 상식 차원의 철학자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책으로 재미나게 읽고 어린 학생들은 재미난 철학자에 관한 책을 통해 철학에 깊게 매료되는 학생들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지금 이 사회에서 인문학을 간절히 원하는 것은 어쩌면 현대 사회가 너무나 각박하여 인간이 인간을 대함에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 그래서 그 안에 있는 주체로서의 나는 더 힘이 들어 하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점 더 그렇게 되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보다 어린 나이에 인문학에 즐겁고 신나게 가닿게 해줄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겨울 방학에는 초등학교 졸업을 하는 아이나 중학생인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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