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아니었다 새소설 16
설재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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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제 생각을 작성한 리뷰입니다 *


Q. 책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아름다운 표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 두 명의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한 작가의 편지.. 도대체 어떤 작품일지 전혀 예상되지 않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초반에 나오는 '두 어머니'를 단서로, 어떤 어머니들의 가슴 아픈 혹은 감동적인 소설일까 하고 읽어내려갔죠.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뒤통수를 크게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소설은 가슴 아프기보단 가슴이 답답했고 감동적이기 보다는 씁쓸함이 느껴졌죠.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이 작품은 주인공 호림이 고향에 내려가면서 우연히 마주친 친구 지양을 만나며, 그들의 현재와 학창시절을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호림은 의아합니다. 과거 자신의 이름도, 생김새도 달라진 본인을 너무나도 확신하며 알아봤기 때문이었죠. 처음에는 주인공 호림이 이름까지 바꾸었다는 설정이 '굳이 그런 설정을?' 싶은 느낌도 있었습니다만, 이야기를 읽을수록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분리하려는 주인공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만큼 과거 효정이라는 이름으로 살던 호림의 학창시절 모습에서는 어딘가 묵직한 죄의식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의 과거 모습에 대해 불편해지는 것은, 주인공 호림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독자인 저 또한 묘한 답답함과 불편감이 느껴졌지요. 마치 효정에서 호림이 되어 잊으려고 했던 과거처럼, 저도 성인이 되면서 잊어갔던 학창시절의 허세, 거만함, 질투심,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어쩌면 비뚤어진) 마음, 그런 생각과 감정들을 작가는 너무나도 명료하고 그리고 솔직하게 그려내어 갑니다. 과거와 현재의 묘한 연결고리를 하나씩 풀어갈수록 덮어두고만 있었던 과거의 진실들과 감정들도 하나 둘씩 정체를 드러내면서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독자인 저도 온갖 감정에 함께 휘말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후반부에 가서야 이 모든 연결고리들이 결국에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지는데 그 과정들이 사실은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묘하게 찝찝하고 불편한 기분이 들었지요. 그리고 과거의 효정에게도 현재의 호림에게도 답답한 마음이 들어, 소리를 내지르고 싶은 심정도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물기없는 고구마가 목에 걸린 기분이었어요.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도, 주변 환경들도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 또한 어쩌면 여느 소설에서처럼 사이다가 아니라, 고구마 백개와 약간의 사이다로 이루어졌을지도 모르지요. 이런 답답함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것이 정말 현실적인 전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이 소설은 정말 페이지터너 소설임에는 분명합니다. 도대체 이 사건들이 어떻게 얽히고 엮인 것인가 궁금해서 책을 도저히 중간에 놓을수가 없더라구요. 답답함과는 별개로 정말 끝까지 속도감 있게 읽어내려간 소설이기도 했습니다. 가끔 너무 속이 터질 것 같은 심정이 들면, '이건 소설이다' 되뇌이며 읽기도 했지요. 그만큼 현실적으로 각각의 감정들과 서사를 잘 그려낸 소설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 그들의 결점을 찾아내서 한껏 조롱하는 마음을 가지고 싶었다. 그게 자해인 줄도 모르고.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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