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경의 치유의 말들
박주경 지음 / 부크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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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을 읽고 작가의 글에 푹 빠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작가의 한 문장, 한 문장이 와닿았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책은 바로 박주경 작가의 <따뜻한 냉정>.

앵커이기도 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넘치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도

그가 전하는 뉴스만은 믿고 볼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드디어,

박주경 작가의 두 번째 도서가 출간되었습니다.

<박주경의 치유의 말들>.


치유와 위로에 좀 더 초점을 둔 이번 책은 사실 초반에는 저의 마음을 확 사로잡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타인의 위로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저의 삶을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책에 푹 빠져들어 읽고, 공감되는 문장에 북마크를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볼수록 매력적인 책이랄까요, 뒷심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전한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독서와 젊음, 부모의 나이듦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고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독서에 대한 이야기는 읽으면서 스스로 많이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3년간 독서에 취미를 붙이면서 평균적인 독서량이 많이 늘어났는데요, 하지만 스스로는 깨달음이나 지식도 독서량과 함께 늘어났다고 자부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독서량만을 가지고 내보이기에는 오히려 부끄러움이 컸죠. 작가는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지혜가 아닌 지식이고, 독서를 하면서 아는 것보다 이를 깨닫고 행동으로 옮기는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지요. 그 문장들을 읽으며, 과연 나는 독서를 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글자만 읽어간 것일까 라고 내내 되물었던 것 같습니다.

젊음의 소중함과 부모의 나이듦은 결국 시간의 유한함을 보여주는 증거들이지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 저는 이 유한성에 대해, 그리고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남은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여름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남았을까, 그리고 앞으로 몇 번의 여행을 더 함께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왔었죠. 그러나 그런 생각은 현재에 집중하는 행복보다는 차마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기도 힘들 정도의 우울감에 더 가까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의 행복에 조금 더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치유의 말을 전하는 책이지만 작가는 그저 치유나 위로만 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의 유한함과 같이, 우리의 삶 전반에 진득하게 깔려있기에 평소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전하기도 하지요. 그의 글을 통해 우리는 삶을 되돌아보고, 현재에 소소하게 깔린 행복을 되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저는 더 치유와 위안을 받았습니다.

한 챕터, 한 챕터에 나오는 내용의 양이 부담스럽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또 가볍지만은 않아서 책을 즐겨 읽든 즐겨 읽지 않든, 그 누구라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작가가 뉴스를 만들고 전하면서 느꼈던 것, 여행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 삶을 살아가며 깨달았던 것들을 한 권에 담아낸 책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 겪은 일에서든 공감과 위안이 될만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기도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추천합니다.

아무 책이나 무턱대고 모으기만 하는 것은 하나의 ‘집착‘에 지나지 않는다. 책의 권수만큼 읽은 이의 머리와 가슴이 채워졌다고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서고라든가 책장의 크기가 그 주인의 됨됨이나 그릇을 입증해주는 것은 아니다. 읽은 책의 수량이라는 것이 ‘지식‘의 양과 비례할지는 몰라도 ‘지혜‘의 깊이와 비례한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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