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부정 - 복간본
어니스트 베커 지음, 노승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아빠, 동생같았던 반려동물, 외할머니...

최근 몇 년간 주변에서 죽음을 겪으며

헛헛한 마음에 <죽음>과 관련된 책은 무작정 다 찾아 읽었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죽음의 부정>은 400쪽이 훌쩍 넘는 대작이어서

'언젠가 꼭 한 번은 읽어보아야지' 생각만 했던 책이었죠.


Q.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죽음의 부정>. 원제도 <The Denial of Death>였기 때문에 제목의 번역도 원제 그대로 번역이 잘 된 책이라 생각했고, 제목에 걸맞게 내용 또한 '우리는 왜 죽음을 계속 부정하려고 하는가', '과연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머리말에서부터 저의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죽음을 앞세우기보다 인간에 대한 내용을 앞세우고 있었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생명체로서의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부정하는 인간을 다각적이고 범우주적인 시선으로 고찰하고 있었지요.

Q.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

A. 책의 초반부터 등장했던 '영웅주의'라는 것이 처음에는 그렇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영웅이라니 마치 신화 속 이야기 같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단어였지요. 하지만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영웅주의가 결국에는 역사적으로 죽음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읽으니 인식의 눈이 번뜩 뜨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영웅주의로 인해서 종교적으로 죽음이 어떻게 다루어 지는지, 인간이 죽음을 왜 부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논하고 있지요.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영웅주의를 이렇게 연결하고 이해할 수도 있구나 하며, 작가에 앞서 연구자로서의 어니스트 베커의 통찰력이 놀라웠습니다.

Q. 이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죽음에 초점을 맞춘다면 초반 도입이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죽음 자체보다는 인간에 대해서 조금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문적으로 이해하는 인간은 프로이트적 인간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인간에 대한 깊이는 여러 정신분석가, 철학가의 말을 빌려 인간의 감정과 행동적 이유에 대해 고찰하고 선사적, 역사적 인간의 차이와 공통요소들을 분석하는 등 제가 이해하는 것 훨씬 이상으로 깊이 들어가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내용이 가볍거나 쉬운 내용은 아니었고, 그 내용의 무게가 책 전반에 깔려 있어서 진입이 다소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듯 천천히 재독을 거친다면 죽음과 일상을 다루는 인간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하는데 이만한 책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어서 조만간 재독을 도전해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 동물은 세상에 대해 부분적으로 죽었으며, 자신의 운명을 어느 정도 잊어버리고 삶을 살아지는 대로 내버려둘 때 가장 ‘존엄‘하다. 그는 주변의 힘에 안온하게 의존해 살아가고 스스로를 가장 장악하지 못했을 때 가장 ‘자유롭다‘. 다른 한편에 있는 인간 동물은 세상에 지나치게 예민해 세상을 닫아버리지 못하며 자신의 변변찮은 힘에 의존해야 하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데 가장 덜 자유롭고 스스로를 가장 장악하지 못했을 때고 가장 비천하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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