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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냉정 - 난폭한 세상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박주경 지음 / 파람북 / 2019년 7월
평점 :

'흙수저, 기레기, 헬조선, 죽음의 외주화… 혐오와 폭력의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답을 찾을 것인가'라는 홍보 문구를 보자 마자,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저에게, 그리고 사회 문제에 대해 따뜻하고도 냉정한 시선을 갖고 싶었던 저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무거운 소재들로 심각한 이야기들을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러 소재들 중 심각하고 무거운 소재들도 있었지만 그 속에는 적당한 해학과 적절한 공감이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언론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답게,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책에서도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또 너무 가볍지는 않게 말에요.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더 작가의 팬이 되어갔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박주경 작가가 진행하고 있는 KBS 뉴스광장을 챙겨보기도 했지요. 하하. 믿고 읽는 작가가 있는 것처럼, 박주경 작가 아니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라면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 정도로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팬이에요!ㅎㅎ)
직장 내 갑질 문제라거나 금수저, 취업관련 문제 등 제 또래의 청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고, 지위나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특히 청년의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점이 좋았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불평등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지요.
또한 인생에 대한 고찰들도 좋았습니다. 요즘 제가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남들보다 너무 뒤쳐진 것은 아닌지 하며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작가의 글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가장 어두운 밤 하늘에 오로라가 생겨나듯이, 긴 어둠 이후에 나타나는 빛이 더욱 빛나듯이 제 인생 또한 그러리라고 생각하며 힘을 냈습니다.
전현직 정치인들이나 작가가 근무하고 있는 언론계에 대한 냉정한 비판을 하는 부분에서는 통쾌하기도 했지만, 걱정도 됐습니다. '작가님 괜찮으시지요..'라며. 특히나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조직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구두상으로 끝나는 이야기조차도 억지로 좋게 포장하며 내보이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작가는 왜 기자들이 기레기라고 폄하되는지, 그리고 언론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어떤지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하고, 언론의 민낯을 보여주며,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 또한 물론 자신이 업으로 삼고 있는 일에 대해 따뜻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에서 하는 이야기들이겠지요.
책을 읽으면서 글과 말의 힘에 대해 한 번 더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저도 함부로 글을 쓰면 안되겠다고 생각했고, 궁금해하고 질문을 하는 용기를 가져야 하겠는 생각도 했습니다. 질문을 하지 않고 쓰는 글은 그저 받아쓰기 하는 것과 진배없다는 말이 가슴에 꽂혔거든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논문도 그저 받아쓰기에 끝나지 않게, 많은 통찰과 성찰, 질문들에 집중하여 써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따뜻한 시선과 냉정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다양한 소재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보니, 글마다 권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저 자신에게 용기가 되었던 고마운 글도 있었고, 반성이 되었던 글도 있었고, 특히나 공감이 가는 글이 많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할 일이 생긴다면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어요. 최근 읽었던 책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책. 추천합니다.
어둠 다음에는 반드시 빛이 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선 시간에 막막한 어둠이 존재했기에 뒤따르는 빛은 그만큼의 찬란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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