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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마르크스 Bye, 자본주의
강상구 지음, 손문상 그림 / 레디앙 / 2009년 7월
평점 :
학교 다닐 때 이런 책 읽는 걸 자랑스러라 하는 사람들과 함께 노느라고, 집에 있던 오빠의 <자본론>을 읽으려고 시도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웬걸, 당시 비주류인 '이실'판을 택한 것은 뭐 그렇다 치더라도, 당최 어려운데다 읽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맥락이 너무 달라지는지라 1권을 다 못 끝내고 말았던 가슴아픈 추억이 있다. 그러고는 다시 읽을 꿈도 못 꾸고 있었다.
그러다가 남편이 구해온 이 책을 내가 먼저 읽게 되었는데, <자본론> 구경을 하도 옛날에 해서 얼마나 기반해서 해석해냈는지 비교할 깜냥은 안 되지만, 문득문득 궁금해했던 경제활동과 노동가치 같은 것들을 정말 친절하고도 유기적으로 잘 엮어놨다. 게다가 갑남을녀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문체도 친절하며, 일부러 웃기게 들어놓은 것 같은 예시상황도 키득거리고 넘기기에는 포석을 절묘하게 깔아놔서 본문내용과 아주 밀접하게 잘 연관된다. <경제학 콘서트> 같은 주류들의 책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경제학 이면의 '착취'라는 개념에 대해 아주 극명하게 보여준다. 열심히 일하는데 왜 월급은 요 모양인가 울분에 찬 사람들은 물론, <경제학 콘서트> 같은 유쾌하고 밝은 책만 열심히 읽었던 사람들도 균형감각을 갖추는 차원에서 한번 읽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