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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365일 - 미루의 좌충우돌 1년 나기
강상구 지음 / 브리즈(토네이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아빠가 그렇듯, 내 남편도 육아휴직 중이다. 평소에 월급 짜고 일은 많다고 남편직업을 원망하던 양가 어른들에게, 이번 육아휴직으로 남편직장에 대한 위상이 달라졌다. ^^ 그럴 법도 한 것이, 나도 3개월밖에 쓰지 못한 육아휴직을 무려 6개월이나 쓴다. 것도 남.자.가.
주말만 되면 출근하거나 여기저기가 아프다며 폐병환자처럼 누워서 TV나 벗삼던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고나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주말마다 계획짜서 애들 데리고 놀러다니고 낮에는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저녁에서 반찬하고... 이거이거, 새로운 적성을 찾은 거 아냐? 놀림 반 감탄 반의 시간이 가고 있다.
육아휴직이 무슨 마법을 부린 것처럼 남편의 before-after가 너무 달라져서 내심 놀라던 터에, 더 대단한 아빠를 소개한 방송을 보고 책을 읽었다. 애들 6개월 때까지 키워본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책이었다. 거기에 여자인 나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육아를 둘러싼 무수한 불합리들에 대한 고민까지... 학교 다닐 때 읽었으면 여성학 커리큘럼에 넣었을 법한 내공이 담긴 책이다. 거기다 그 바쁜 와중에 기승전결과 반전의 묘미를 갖춘 글을 쓴 노력도 가상하고... (혹시 사실은 글에 쓴 것보다 덜 바빴던 거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다른 애 엄마들과 얘기해 보면서, 애 키우는 엄마의 로망은 남편의 육아휴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산후우울증이 호르몬 변화 때문이라지만, 가족이 몸 챙겨주고 애기 봐주고 하면 엄마가 애 잡는 끔찍한 일은 생기지 않는다. 애 키우는 어려움과 소중함을 알기 위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정부는 남자들 육아휴직을 의무화했으면 좋겠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