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뜬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사실 이 특이한 이름의 책과 작가는 이번에 알았다. <눈먼자들의 도시>에 대한 리뷰가 하도 좋아서 1+1으로 준다기에 늦기 전에 서둘러 샀다. 너무너무 빡빡한 편집에 단락 없는 문장에 압도당해 언제나 다 읽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긴장되는데 혹여 독자가 그 끈을 놓을까 봐 쉼표와 마침표를 가려가면서 읽게끔 만드는 치밀함(?)까지, 읽는 내내 노련한 작가에게 휘둘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강력한 문장과 전개에 말려들어 꽤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눈먼>을 읽었을 때 가졌던 일말의 따뜻함과 믿음, 희망 같은 것이 <눈뜬>에서는 여지없이 깨지는 게 마음 아팠다. 삶의 존엄을 잃지 않는 부인과 남편, 그리고 경정의 관계는 매우 빛나는 것이었지만, 그것조차 현실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걸 조금의 미련도 남기지 않고 드러내 보인다. 이게 맞지만, 해피엔딩을 해보려고 했다면 많이 실망했겠지만,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예전에 '박하사탕' 보고 우울했던 것처럼...  아... 내가 나이 먹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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