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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20세기 초반의 미국에 대한 설명이나 정신분석학에 대한 설명 등, 책소개에 나온 설명이 허풍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초중반까지는, 나처럼 초짜 추리소설독자에게는 정말 재미있었다. 그냥 들어서 아는 정도의 정신분석학 상식밖에 없었던 내가 (약간 버벅거리긴 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히 설명해 놓은 것도 지식소설로서의 미덕을 갖춘 것이라 생각한다. 약간 썰렁한 유머까지 귀엽게 넘길 정도는 됐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박현주 씨의 번역도 내게는 뭐, 새로운 문체로 그 자체로 읽는 맛이 있었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읽을 때도 그리 나쁜 번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반면 마지막 결말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김이 샌다. '갑자기' 당사자들이 사건의 실체를 줄줄이 말하고, 햄릿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불쑥 나오고, 프로이트는 미국을 떠나고... 전문작가가 아닌 한계가 있지만, 음... 그래도 초반의 잘나가던 전개로 그런 걱정은 잊고 있었는데 결국은, 하는 씁쓸함을 주는 책이다. 하지만 한 2/3는 잘 읽었으니 별4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