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여름날의 강아지를 좋아하세요?
박해원 지음 / 동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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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사람과 비슷하게 초반의 이미지가 첫 감상의 90%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초반에 흡입력이 내겐 좋았다고 말 할 수 있다.

 

오랜시간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나서 비를 맞고 쓰러져 있는 남주를 발견한 여주. 112에 신고하려했지만 갑자기 그가 깨어나 어릴 적 옆집살던 아이인 것을 알게되었다. 소매치기를 당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를 위해 하룻밤 재워주려고 하는데 남자친구와 헤어진 슬픔을 그가 위로해주게 되고 그렇게 서로의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이 소설에서 좋았던 점이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여주의 결단력이라고 생각한다. 하룻밤 재워줬다고 나가라는 여주의 말에 싫다고 표현하긴 하지만 여주는 확실하게 나가달라고 한다.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니, 하룻밤 재워준것으로 자신은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많은 소설들에서 여주가 남주보고 다가달라고 하면 남주는 몸으로 들이대거나 여주는 거기에 저항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될 때가 많았는데 이 소설엔 여주는 남주를 내보낼 땐 내보냈던 모습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남주가 여주의 말을 잘 들었다는 점이다. 뒤로 갈수록 그러한 모습이 점차 옅어지긴 했는데 초반만 해도 콘돔이 없다고 삽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나 여주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고 기다리라고하면 기다리는 등 전체적으로 자신을 밀어붙이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반면에, 글이 뒤로갈수록 점점 지루하고 캐릭터들이 조금씩 붕괴되는 것 같았다. 전 남친이 여주에게 자신이 빌려 간 돈 500만원을 갚는다고 했을 때만 해도, 망할놈이긴 하지만 정신상태가 글러먹진 않았구나 했는데. 자신은 아직 헤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가끔 얼굴도 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러면서 자신은 성공하려고 다른 여자를 만난거지 너를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라고...하는 모습을 보고 왜 이렇게 구질구질한 전 남친을 넣어버렸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또한 이곳엔 큰 인소감성이 있다.

"그 개새끼가 한 키스, 내가 소독한 거라고요."

진짜 어렸을 때 '테디베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온 대사였다. 그때도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멋있는 문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인소감성이구나 걔도 병균이고 너도 병균이고 네가 무슨 깨끗한 놈이라고 라는 생각밖에들진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뜬금없이 여주가 남주를 밀어내는데 그게 이유가 나왔던 것 같은데 왜 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되게 뜬금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서로 다시 사랑하는데 그냥 니들끼리 사랑하고 독자는 왕따된 기분이 강했다.

 

마지막엔 남주가 여주를 얻기위해 어떠한 계략을 펼쳤는지 보여주는데 계략이 아니었어도 이렇게 되는 게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왜? 꼭? 굳이? 계략남이란 걸 보여줬는진 모르겠다. 그냥 뭔가 다양한 남주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더 좋지 않은 영향만 남겼던 것 같다.

 

초반엔 정말 재밌고 남주의 예쁘게 우는 모습도 좋았는데 뒤로 갈수록 남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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