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된 이들 가운데 정말 의사로서의 소명을 가지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의대는 성적순이라는 말이 당연한 현시대에 의대는 성공이 보장된 길로써 많은 이들이 그렇듯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삶을 위한 수단이자 방법일 뿐이다. 물론 의사로서 환자를 살리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환자를 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속 김사부 같은 의사선생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이 의사로서의 소명보다는 철저한 일로써 귀찮거나 부담스러운 일을 떠맡지않고 위험성이 높은 수술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많은 이들은 드라마나 영화 속 등장하는 의사들을 보고 마치 우리 주변에 있는 의사들도 그럴 것이라 막연한 기대나 동경을 품는다. 하지만 그건 드라마 일뿐 모든 의사들이 드라마 속 의사들처럼 정의감이 넘치고 정이 넘치고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인 의사이지는 않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현실적인 의사들의 삶을 미화하지않고 솔직하게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 곽경훈은 어린 시절 독서와 여행을 좋아해 소설가와 종군기자, 또는 인류학자, 연극배우 등 다양한 진로를 꿈꿨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고등학교 내내 성적이 좋았고 그 밖의 현실적인 이유로 의대에 진학했다. 그러나보니 졸업할 때까지 임상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으나 결국 현실에 타협해 인턴수련을 하고 졸업성적이 끄트머리에서 3등이라는 현실적 이유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었다.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부터 겪은 일들을 일기처럼 소개하며 그가 보고 겪은 현실적인 의사로서의 삶을 그려낸다. 쪽팔린게 죽기보다 싫다는 어느 응급실 레지던트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의사가 쓴 의사 이야기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전혀 미화하지않은 현실적인 의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는 수직 계급 논리가 명확한 대학병원 의사조직에서 끊임없이 싸우고 때론 좌절한다. 그리고 이런 타협하지 않고 맞서는 저자의 모습을 볼 때 그래도 조금은 이런 의사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 물론 의사로서의 동경을 품은 이들은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뭔가 의사로서의 꾸밈없는 모습들을 본 것 같아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의사로서의 환상보다는 현실을 알려준 에세이이기에 미화없는 의사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