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자개장』은 단순히 시간을 되돌리는 판타지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랜 시간 엇갈렸던 가족의 관계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전통 공예인 자개장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작가님이 영화 시나리오와 뮤지컬 대본 등을 써 온 작가답게, 인물의 감정선과 서사 구조가 매우 탄탄하며 몰입도가 뛰어납니다.한국적 정서를 담은 판타지: 서양의 타임슬립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임머신' 대신, 우리에게 익숙한 자개장을 시간 여행의 매개체로 사용한 점이 신선합니다. 자개 특유의 영롱한 빛깔과 전통적인 무늬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가 된다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성을 선사합니다. 이는 기존의 시간 여행 소설들과 차별화되는 이 작품만의 독보적인 매력입니다.가족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 소설은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가 남긴 자개장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는 주인공 '박자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녀는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나며, 그동안 오해하고 원망했던 관계의 이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복잡한 애증과 화해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유머러스한 문체 속에서도 가족의 소중함과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유머와 반전의 조화: 600페이지가 넘는 긴 분량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지루할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됩니다. 엉뚱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들의 매력과 예상치 못한 반전들이 더해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페이지 터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작가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도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으며,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판타스틱 자개장』은 전통과 현대, 유머와 감동을 절묘하게 결합한 박주원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잊고 지냈던 가족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소설을 통해 따뜻한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