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위한 변명 - 직장인을 위한 Level-up 시리즈 3
권영설 지음 / 거름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잠시 책 제목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긴다면 좋은 책이라 할 만하다. 바로 책장에 꽂지 못하는 건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권영설 씨의 '직장인을 위한 변명'은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취해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에 대한 틀을 제공한다. 변화에 휩쓸려 변화의 노예가 되고,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하는 우리의 조바심과 우매함에 대해 비교적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실제로 자기소개서를 써가며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나의 장점, 단점 그리고 나의 업무 스타일과 내가 가장 열심히 몰입했던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는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나에 대해 스스로 알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다. 저자는 '미래는 오지 않은 시간이 아니라 자신이 구상하는 범위에서 결정된다'라고 하였다. 또 '꿈을 미루어 두지 말라.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부터 그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여유가 생긴 후에는 이미 늦다' 고 하면서 자신의 미래 모습을 그리고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심대한 과제가 된다.

한편 현재의 직장인들에게 자기계발에 대한 당부도 하고 있는데 중요한 관점은 지금의 우리는 모두가 초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자신에게 조언을 해줄만 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또한 '경쟁력'이라는 말의 허구를 지적하면서 상대를 파악하고 대처해야 하는 경쟁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하여 파악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 생성되는 '생존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남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먼저 분석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드라마 '상도'를 보면 만상 대방 임상옥은 언제나 만상이 살 길을 모색하고 고민하지만 '송상'은 경쟁자인 만상을 어떻게 곤경에 빠뜨리고 자신들이 이문을 취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것이 경쟁력과 생존력의 명확한 대비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든, 내가 어느 자리에 위치하든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력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직장생활에 있어서 변화의 방향에 대해 '관련 다각화'라는 지침을 제공한다. 저자가 말하는 변화는 우선 자신이 하고 있는 분야, 지금까지 해왔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것이며, 그 분야에서 자기계발 노력을 통해 범위를 차츰 넓혀가는 관련 다각화(자신과 관련있고 자신있는 부분에서 조금씩 비슷한 다른 영역으로 능력을 확장시키는 것을 말함)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만약을 대비하여 전직이나 이직에 대한 교려도 당부한다. 그 외에도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야망을 숨기지 말것, 성과와 직결되는 일을 할것,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할것 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내가 취직을 하려면 아직도 한 5년은 더 시간이 흘러야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의 내 문제, 불과 5년이면 닥쳐올 취직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름대로 대학 4년간 세운 목표대로 공부하여 자격증도 따고 지적 성장도 이루었지만 정작 취직 이후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지 못했다. 막연히 전자상거래 분야의 창업을 꿈꾸고 있지만 미래는 역시나 자신이 생각한 부채꼴 범위 안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다.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또는 제대하고 취직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새로운 생각과 인식을 제공하는 매우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현재의 직장인들, 그 중에서도 40대 이후의 직장인들에게 더 중요한 듯 보인다. 저자도 그 분들의 실제적인 고민과 해결책을 담으려고 애쓴 것 같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40대 이후의 모습에 대해 죽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그동안 정성껏 작성한 자기소개서와 10년별 나의 모습에 대한 청사진이 오버랩되는 기쁨이 밀려온다. 이 책은 나에게 분명 재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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