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재밌어서 어제 지하철 오고 가는 시간 동안 다 읽어버린 책. 환승길에도 다음 부분이 궁금해 책을 붙든 채 이동했다.일에서도 사랑에서도 이른바 ‘극T’였던 보영의 마음에 봄바람이 불어오는 과정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어딘가 가슴 아리게 담아낸 소설이다.그 곁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순애 중의 순애인 선영과 규대, 아직 자신만의 사랑을 그려가고 있는 스무 살 청춘 현도, 말 그대로 노빠꾸 직진녀 유나라까지. 사랑 앞에서 망설이고, 기다리고, 때로는 냅다 돌진하는 모습들이 다 달라서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컸다.귀신들도 이리 열렬히 사랑하는데, 땅에 두 발 붙이고 살아가는 나는 뭐 이리 삶에 건성인지. 책을 읽다 문득 내가 살아가는 태도까지 돌아보게 됐다.특히 유나라의 말이 마음속 깊이 남았다.“어차피 봄 되면 다 녹을 텐데 그냥 내리는 거잖아요, 눈은. 녹을 거 생각했으면 이렇게 예쁘게 못 내리지. 펑펑. 그러니까 사랑도 그냥 하는 거예요.”아직 살 날도 창창한데 이럴까 봐, 저럴까 봐 여러 핑계를 대며 숨어버렸던 그간의 내 행동들이 떠올랐다. 세 명의 재기발랄한 귀신들이 곁에서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 하고 등을 떠미는 듯한 문장이었다.허무맹랑할 것만 같았던 귀신들의 사랑 이야기에 실컷 울고 웃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살아 있는 사람에게 더 필요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저승의 이들이 아직 이승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조금 별나고 유쾌한 삶의 지침서 같은 책.다들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바라며.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