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의 마지막 3부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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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잔소리를 줄여야 한다고 한다. 나의 말을 줄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를 더 늘려야 상대방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톨스토이는 아마도 마음속에 일러줄 것들이 너무 많이 쌓여서 말로는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책으로 저술한 것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 마음속의 말들을 타인에게 다 할 수도 없고 타인에게 한다고 해서 공감을 받는 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내 마음속의 말들이 쌓여가는 것을 결국에는 표현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된다. 이 방법이 그나마 해소가 되고 정리가 된다.

작가들에게는 그 과정이 책을 내는 과정이라고 여겨진다. 반드시 표현하고 싶고 남기고 싶은 말들이 무수히 쌓여가고 있고 그것을 표현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만큼의 상황이 책을 내게 만드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인생이 많이 지나간 상태에서 이제 인생이 흘러가는 이치를 깨닫게 되고 결국에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꼭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첫번째,  절제라는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과식과 과음을 하지 말라는 말과도 통하는 말인 것 같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절제가 필요하고 음식을 먹는 것도 술을 마시는 것도 반드시 절제가 필요하다. 할 수 있는 만큼 다 할 수 있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늘 행복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에게 어느 정도 감이 오게 만드는 글귀 들이었다. 그 동안 내 결핍만 생각했지 넘치게 했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는 걸 알지 못한 채 더 갖고자 하고 더 먹고자 했다. 절제로 인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두번째,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일상적인 노동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끈다. 일상적인 노동을 행한 자만이 그 후의 휴식을 행복하게 누릴 수 있다.

왜 나는 일상적인 노동을 이렇게 많이 해야 하는가. 왜 나에게만 일이 집중되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노동이 나를 힘들게도 하지만 나를 행복하게도 하는 것은 몰랐다. 육체가 계속 편안한 것이 꼭 늘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나이 40이 되면 불혹이라고 한다는데 나는 이제야 불혹의 의미를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의 유혹을 다 취한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데, 내 나이 언제쯤 과연 거기에 다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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