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가의 시나리오 - 미래를 내다보는 힘
유정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 전략가의 시나리오 - 미래를 내다보는 힘
저자 : 유정식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연도 : 2014.9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은 늘 미래를 알고자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라는 낯선 곳을 미리 탐험하려는 노력의 결과는 항상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곳에 존재하였다. 불확실성은 아마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말일 것이다. 정치, 경제 뿐만 아니라 인간 생활의 모든 면에 있어서 불확실성만큼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두렵게 하는 것이 있을까. 뛰어난 전략가들이 온갖 정교한 도구와 이론으로 불확실성을 붙들고 파헤쳐 보아도 확실해지는 건 오히려 엄청나게 증가되는 불확실성의 통제 불가능성이라고 하겠다.

 

어떤 유명한 경영학자는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고 했다. 어느 경영자는 '미래는 만드는 것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하고 혹자는 미래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미래는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인간이 허공 속에 있는 그 무엇을 확실하게 붙잡고 싶어하는 부질없는 욕망을 자극하는 어떤 것임에 틀림없다. 환율, 유가, 원자재가격, 정부의 규제 등 모든 것이 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오늘날 세계 유수의 조직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전략과 예측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아졌지만, 정작 그들의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는 건 기본적으로 인간이 미래가 예측 가능한 어떤 실체가 있다는 허상을 좇는 한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미래는 예측하기보다 대비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차피 미래라는 것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임을 받아들이되, 구체적으로 이러저러한 상황(시나리오)으로 사태가 전개될 때 각 시나리오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찾아 대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실질적인 방법론으로서의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소개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수십 년간 국내 유수의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경영전략에 관한 실천적 방법과 노하우를 집약하여,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미래 전략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국내 기업환경에 맞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이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실제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 컨설팅 프로젝트에 직접 참가한 것처럼 독자 스스로가 미래를 여러 가능성으로 그려보고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방법론을 하나씩 터득하고 적용할 수 있게 논리적인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상세하게 구성되어 있다.

 



 

저자 나름대로는 구체적인 예시와 더불어 각종 표와 그림을 통해 최대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장점과 효과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 바로 우리 조직에도 적용이 가능할까 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의 조직과 같이 일정 규모 이상의 조직에서 가능할 것 같다는 한계 때문이다. CEO의 관심과 후원 등 조직문화적 뒷받침은 논외라 하더라도 비교적 중장기의 전략 시나리오를 대상으로 하여 일반적으로 정규 16주 정도의 기간 동안 별도의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는 인적, 재정적 여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실 적용성 면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정태적인 방법론에 익숙해 있는 터라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젝트의 각 단계별로 제시하는 방법론을 따라가는 것이 솔직히 쉽지만은 않았기에 평소보다 책을 읽는 속도도 훨씬 더뎠던 게 사실이지만, 이 책을 통해 전략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특히 부록 2의 시나리오 플래닝 필요성 체크리스트를 고려할 때 혹시 나중에라도 중소 규모의 기업이나 조직에 대해 간이식으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변형된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개발하여 보급한다면 보다 많은 조직에서 좀 더 현명하고 효과적으로 미래 대응을 위한 최적의 전략 수립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고, 기존 전략의 적합성을 점검해 봄으로써 향후 조직이 어떤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지, 신규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실패할 확률을 낮추며, 위기 상황에서 전략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법을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조직 전반에 새로운 전략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창조적인 조직문화가 확산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우리는 좀 더 지혜로울 필요가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을 꾸기보다는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p.9)

기업은 미래를 창조하는 데 실패한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리 해멀(Gary Hamel)-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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