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What? - 삶의 의미를 건저 올리는 궁극의 질문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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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를 건져 올리는 궁극의 질문
<무엇 WHAT?>은 목차에서부터 내용까지 모든 문장이 질문으로 구성된
참으로 독특하고 실험적인 글쓰기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게다가 각 장마다 알듯 모를 듯 독자의 호기심을 최대한 자극하는

저자의 판화 작품 역시 주제에 상응하는 질문과 함께 들어 있어 독서의 재미를 더해 준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저자 마크 쿨란스키는
20가지의 질문을 통해서 마치 스무고개를 하듯
우주적 원리, 존재와 삶의 의미, 자연, 종교, 철학 등에 이르기까지
절대적 확실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이는 세계에서 어떻게 선언적 진술을 할 수 있을까하는
지적 도전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질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가장 흔한 왜 WHY?가 있지 않은가.
그 다음으로 어떻게 HOW, 누가 WHO, 언제 WHEN, 어디 WHERE도 있다.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근원적인 질문은 바로 무엇 WHAT이 아닌가라고 질문한다.

 

"어떤 질문이 맨 처음에 오는지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어떤 질문이 맨 나중에 오는지, 즉 궁극적인 질문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라는 말은 과연 맞는 말일까? 만일 '누구'를 따지는 사람들이 험담하는 사람들이고, '왜'를 따지는 사람들이 조급한 사람들이고, '어디'를 따지는 사람들이 길을 잃은 사람들이고, '어떻게'를 따지는 사람들이 실용주의자들이라면 '무엇'을 따지는사람들은 사물의 핵심을 뚫고 들어가는 사람들인 걸까?
<중략>
보통은 '무엇'이 '왜'보다 우위에 서지 않는가?
지적 추구의 핵심에는 무엇이 놓여 있는가? 바로 '무엇'일까?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이 문단의 첫 번째 문장은 질문이 아닌 진술로 읽혀야 하지 않을까? 어떤 사람은 '왜'가 과학의 근본 질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과학에서 '왜'라는 것은 단지 과학의 진정한 목표인 '무엇'에 대한 답변으로 나아가는 가설에 불과하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역사는 외관상 '언제'에 관한 내용인 듯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엇'에 관한 내용이 아닌가? 역사학자 마거릿 맥밀런의 말마따나 "과거에 관한 이야기에서 환원 불가능한 핵심"에 관한 질문이 곧 "무엇의(무슨) 순서로 무엇이 일어났는가?"라는 것이라면 이는 결국 우리가 '무엇'을 알고 싶다는 의미가 아닐까?" (pp. 58~59)

 

이 책을 읽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저자의 의도대로 질문에 독자가 답을 하나씩 생각하며 긴 호흡으로 읽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커다란 인내를 요하는, 지난한 읽기 작업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저자가 던지는 질문(물음표)들을 모두 선언적 진술(평서문)로 뒤바꿔 읽어보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앞의 방법으로 시도해 보았는데, 독서의 진도?가 너무 안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의 궁극적 질문에 대해서야

이미 인류 역사 이래 동서고금의 수많은 불세출의 사상가들조차 답을 제시하지 못한 것을
내가 무슨 재주로 한 순간에 턱 하니 답을 내놓을 수 있으랴. 

후자의 방법으로 읽으면 책 읽기가 훨씬 수월하다. 단 몇 시간만에도 다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대신 저자가 정중하게 초대한 호기심 여행자 명단에서는 아마 제외될 듯 싶다.

왜냐하면 이 책의 질문들은 서로 연결되면서 저자가 던지는 단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메시지란 바로 질문 즉, 호기심을 잃지 않고 이 세상에 대해 좀 더 애정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제부터라도 잊어버렸거나 잃어버린 질문들을 하나씩 자신에게 해보자.

잊혀졌던 기억들을 되살려내고 세상 온갖 것에 대한 호기심이 다시 살아난다면

우리를 기다리는 새싹 움트는 새 봄처럼 새로운 인생, 더 나은 세상을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질문의 가장 위대한 힘은 바로 질문을 해야 우리가 찾는 답이 나온다는 것이며,

훌륭한 질문은 우리를 근사한 곳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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