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인생그림책 42
이수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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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비를 맞은 적이 있다. 첫째, 둘째가 어릴 때 여름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비산책을 가곤 했다. 빗속에서 뛰어 놀거면서 우산과 장화는 왜 챙겼을까. 참방거리며 실컷 비놀이를 하고 흠뻑 젖어서 집으로 갔다. 아, 비가 따뜻했던 게 아니라 씻을 때 물줄기가 따뜻했던 건가. 살갗을 타고 흘러내린 물은 포근했고 우리는 깔깔거렸지.

이수연 작가님의 신작 <비가 내리고 풀을 자란다>를 보면서 정말로 그날의 비가 따뜻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두 아이가 빗속에서 함께 뛰고, 천천히 걷다가 발견한 따뜻한 빛처럼.

어른들은 제대로 보지 않고 오래된 공장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했다. 아마 “볼 수 있는 것까지만” 보아서 그럴 것이다. 두 아이는 무릎에 진흙이 묻어도, 머리칼과 옷이 엉망이 되어도, 빗속을 걸어간다. 아무도 없는 공장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마주한다. 비가 그치고 공장 안을 채운 빛은 아마도 두 아이의 마음까지 가득 채워 밝혔을 것이다. “눈에 빗물이 들어가도 휘휘 돌아가는 검은 하늘을 똑바로” 바라 볼 수 있게. “호기심 많고 용감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게.

+ 시어처럼 부드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와 물기 어린 그림, 그리고 이수연 작가의 동물 아닌 사람 등장인물!!
++ 책갈피에 끼운 마른 오동나무 꽃잎을 몇 번이고 매만졌다
+++초록의 계절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책!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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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두시의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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