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3
알베르 카뮈 지음, 김옥진 옮김 / 별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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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는 그야말로 나에게 있어 이방인과 같은 존재다.
아니, 외계인이 아닐까 싶을만큼 그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사람이 맞는 것일까?
왜 마땅히 감정이 드러나야 할 부분에서 감정이 전혀 없는 것일까? 
감정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
느끼기는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지만 않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들었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무덤덤하고 맞는 여자를 보고도 어떠한 특정 반응과 행동이 없으며
생각지도 못한 순간 갑자기 방아쇠를 당겨 사람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고도 감정의 변화가 없는 모습등은
지금껏 내가 읽어본 그 어느 책에서도 볼 수 없던 사람이자 행동양상이라
어느 순간 나는 뫼르소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그저 이방인, 방관자처럼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듯 책을 읽어갔다.

뫼르소의 감정선이 이해되지 않는 건 그렇다 치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정말 이상했다.
살인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울지 않았던 일을 얘기하며 살인하기 충분한 사람인 것처럼 얘기할 때는 좀 화가 났다.
그러나 점점 생각할수록 그 사람들의 모습에서 내가 보였다.
왜 뉴스만 봐도 범죄자가 저지른 상황에 대한 것보다는
그의 가정사부터 시작해서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한데 모아
이러이러하므로 범죄를 저지를 씨앗이 보였다 등등의 소설을 쓰지 않나,
그걸 보면서 쯧쯧거렸던 내 모습이 순간 확 지나가면서
나 또한 모순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이방인을 계속 읽다보면 내가 너무 다른 사람들 위주로 말하고 행동해왔나?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그러고 싶지 않으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왜 나는 굳이 그런 행동을 할까? 누군가를 의식해서? 아님 나를 위해서?
사회라는 구조에서 살아가는 동안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뫼르소처럼 살게되면 참 편하기는 하겠다, 아니 정말 편할까?
내가 너무 암묵적인 룰이나 관습에 갇혀 살면서 그게 원래 맞는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것인가?
답 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얇은 책 한 권 속에 끊임없이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다양한 장치를 설치해놓은 작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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