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중하차 - 잘 나가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기타무라 모리 지음, 이영빈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도중하차]라는 책의 내용은 꽤 흥미롭다.

일본도 한국처럼 가정 내의 아버지의 입지가 꽤 좁은 것 같다.

가정 내에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돈 벌어오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쉬운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아버지가 집에 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사실 나는 이 물음을 가지고 [도중하차]를 읽기 시작했다.

뭐 그리 대단할 것이 있겠느냐는 물음이 내 머릿속에 지배적이었다.

잘 나가던 편집장이니 내려놓기도 더 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잘 나갔다는 것은 그만큼 쌓아놓은 재력이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

읽어 내려가다보니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내용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내와는 이야기도 거의 안하고, 유치원생 아들은 그에게 데면데면 했다.

아들에게는, 아내에게는 아버지와 남편의 흔적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가 갑자기 가정으로 들어오자 낯섦을 느꼈던 것이다.

그가 아들과 함께 여행하고 함께 숨쉬는 동안에 그의 정신은 회복되었고 그의 마음도 회복되었다.

어쩌면 [도중하차]가 한국에서 번역되어 읽히게 된 것도 '아빠'들에게 정신차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풍족한 삶을 주겠다는 그들의 사랑 방법은 결국 제대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있고 같이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면 그것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빠, 어디가?'라는 말이 계속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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