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민병훈 지음 / 오래된미래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터치]를 읽는 내내 씁쓸하고 불쾌하고 슬픈 감정을 여러 번 느껴야만 했다.
사람들이 드라마를 볼 때 현시대의 어려운 상황을 다룬 드라마보다,
판타지 내용이나 부자들의 이야기, 가난한 여성이 백만장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더욱 선호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얼마 전 보았던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언뜻 생각나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서, 어쩌면 나에게 일어날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들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를 읽어나가는 내내 불편하고 찜찜한 기분을 피할 수가 없었다.
분명 이것이 우리네의 이야기일텐데 어째서 나는 이런 현실을 바라보기가 힘든것일까.

주인공 부부의 삶은 입맛이 써질 만큼 힘들고 괴롭다.
사람들의 삶이 저마다 다 각각의 고통이 있음에도 겉으로 언뜻 봐서는 모르는 것.
그것들을 세세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읽으면서도 한숨이 계속 쉬어졌다.

약자가 사회 부조리한 현실과 권력앞에 타협할 수 밖에 없는 과정,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누구에게는 행복이지만 누구에게는 하루하루가 고통일 수 밖에 없는 현실,
진실이라 포장된 온갖 추악한 것들의 실상들을 자세히 표현한 내용이었다.

불편한 소설이고 불편한 현실에 대한 내용의 영화인 [터치]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품이 참 마음에 든다.
우리는 대개 좋은 것, 아름답고 행복함을 줄 수 있는 외관의 화려함에만 관심을 집중한다.
그러나 우리가 외면하는 참혹한, 불행할 것 같은 현실속에서도 반드시 빛은 있다.
우리가 그 빛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뿐.

내용이 좋아 다시 한 번 영화를 통해 보고싶었으나
이렇게 내용있는 작품이 관객들에게 채 닿기도 전에 막을 내려야 하는 현실.
이것 또한 터치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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