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지 않는 스모선수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스모를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씨름을 좋아해야지, 스모가 무엇이냐 - 라며
좋지 않은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그래서 내가 스모를 즐겨보고 그것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다른사람들에게 잘 이야기하지 않았다.
스모를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순간, 어른들은 나를 이상하게 보셨으며
또래 친구들 또한 나를 이해해주지 않았으니까.

이상하게 스모경기를 보고 있으면
긴박한 긴장감이나 가슴졸이는 무언가는 없지만 재미있었다.
차분하게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이 생겼고,
단순히 밀기만 하는 경기같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의 법칙이 있기에
그것을 찾아가고 알아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그래서 스모라는 스포츠를 좋아했었고, 관련영화도 찾아보았었다.
다른 누군가는 살만 너무 쪄서 단순한 게임을 하는 스모선수들이
미련해 보인다고 얘기했지만 글쎄, 나는 좀 다르게 느끼고 생각했었다.

살찌지 않는 스모선수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솔직히 웃겼다.
왜냐하면 스모선수들은 하나같이 덩치가 크고 살이 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체구도 작고 왜소하지만 기술적인 측면으로 꼭 경기에서
이기는 선수들이 한 명씩은 있었다.
그래서 그런 선수들을 떠올리며, 주인공이 그런 인물인가? 싶었다.

두껍지 않고 글씨도 큼지막해 쉽게 읽히는 이 소설은,
굳이 소설이라기 보다는 인생의 철학을 알려주는 책 같았다.
스토리를 따라 읽어가다보면 감동을 받는 문장이나
가끔씩 머리가 딩 - 하고 울릴만큼 현재 내 삶에서 반성할 수 있는 지침을 주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주인공이 스모선수를 하는 과정은
삶을 알아가고 진리를 깨닫기 위한 하나의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이 과정을 통해서 알아가는 꺠달음들이 이 책의 주제이자 중요점이다.

책 내용이 일반적인 소설과 다르고 흥미로워서
저자에 대해서 알아보니 철학과 교수님이셨다고 한다.
역시나 그래서인지 책 내용에서 철학적인 부분들을 많이 찾고 느낄 수 있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나의 모습일지 몰라도
분명 그 안에는 떡대, 즉 위대한 내가 숨어있다.
그것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인생이고 언제나 우리는 숙제를 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내 안에 위대한 나를 찾기 위해서 게을리하면 안되겠다.
어떤 떡대가 숨어있는지 나는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내일이 참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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