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연애를 기록하다
양성관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연애를 시작하고, 누군가를 짝사랑하면서
여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하는 기록들이 바로 일기, 러브장,편지이다.
그 공간에는 그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순간순간의 기억, 마음, 추억들이 담겨있어 더욱 소중하다.
내 마음을 더 알아주길 바라면서,
혹은 후에 내가 이런 마음이었음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것들을 기록한다.

 

가끔 연애를 하는 남자들은 속으로 무엇을 생각하나,
나와 보낸 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 궁금해하는 여성들이 내 주위엔 많다.
나 또한 그런점을 궁금해했고,
몇몇 이성친구들에게 묻기도 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시원치 못한 대답만을 내놓았었다.

 

다른사람의 비밀을 훔쳐보는 것,
그것도 일기를 몰래 보는 것의 짜릿함은 해 본 사람만이 안다.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정도로
설레고 떨리는 일, 그와 동시에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남자가 기록한 연애서적이라는 말에 이 책이 내게 더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연애를 하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어떤 마음일까 굉장히 궁금했기 때문이다.

 

기록되어진 저자의 연애일기를 보고 있자니,
뭐랄까 재밌기도 하면서 심리를 좀 알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냥 난 재밌어서 흡수되듯이 집중해서 읽었다.
더욱이 중요한 부분에 크고 굵게 밑줄 쫙 - 표시된 부분은
센스가 돋보였는데 다른 책에서 많이 볼 수 없었던 것이라서 새롭고 좋았다.
연애에 쑥맥이거나 상대의 심리를 알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한 분이라면
밑줄 쫙! 부분을 유의해서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이 책이 소설 엽기적인 그녀처럼
재미있게 연애이야기를 풀어 낸 책은 아니다.
재미?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종종 있을 듯 싶다.
그냥 추억으로 그 날의 기록을 적어놓았다기 보다는
한 편의 문학작품같기도 하고 덤덤한 수필같기도 하다.

 

다만 좀 아쉽게 느꼈던 것은
책을 손에 받자마자 훑어보면서도 느끼고
읽으면서도 느꼈던 점인데,
기록한 날짜가 한 달의 첫 날부터 마지막 날이다.
솔직히 연애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
연애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고 다 비슷비슷하다.
왠지 굵직굵직하고 크고 재미난 일들이 한 달안에 모두 있었던 양,
묶어 놓은 것 같아서 그 점은 좀 아쉬움이 들었다.
만약 이 모든 일들이 한 달에 걸쳐 일어난 것이 사실이라면 뭐 어쩔 수 없지만.

 

저자가 여자친구와 사귀면서 만났던 몇 년 간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다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말 그대로 일기썼던 기록들을 풀어내는 것 말이다.
책을 쓰기 위해 한 달 동안 열심히 기록하고 책으로 펴낸 건 아닌지
왠지 별로인 느낌도 있지만 어쨌든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읽어도 괜찮을 것 같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저자와 같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연애의 기록물을 선물하는 것도 매우 로맨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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