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김병인 지음 / 열림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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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러 가 상영을 기다리는 동안 신작영화 예고편이 나왔다.
스케일이 커서 엄숙함마저 느껴지는 전쟁영화 몇 장면을 보았다.
이 영화를 꼭 보고싶다 생각하고 제목을 보았는데, 바로 디데이였다.
강재규감독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기대되고 설렜다.
영화에 개봉하기 앞서 정보를 알아보고자 서핑을 많이 해보았는데,
그러던 중에 원작소설 디데이를 만나게 되었다.

 

원래 나는 영화를 먼저 보게되면 원작소설이나 관련소설을 보지 않고,
그와 반대로 소설을 읽게 되면 영화를 보지 않는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영상들을 책을 읽으며 내가 다시금 상기시키는 것이 싫다.
영화는 영화로, 책은 책으로 느껴야 하는데
이미지가 겹치면 내가 집중하여 읽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 중에 어떤 것을 보는 것이 나을 것인지 묻는다면, 나는 책으로 읽어보라고 권한다.
책은 그 이미지 그대로 주인공을 내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더 자세히 그 감정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나는 이 소설을 다 읽고난 지금,
영화 마이웨이는 보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소설 속에서 느끼고 상상했던  대식이와 요이치의 모습을 그대로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흔히 전쟁소재 작품이라라 하면 머리 아프고, 복잡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은 현대인들은
복잡한 것 보다는 간단히 웃고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책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유를 막론하고 이 책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스토리나 전개나 문체 - 모든 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이 처녀작이라는 사실조차도 놀라울 만큼이다.
나는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군복을 입은 동양인의 사진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크게 두 명, 대식이와 요이치다.
이름에서 느꼈겠지만 한국인과 일본인.
우리가 가장 최악으로 생각하는 구조이다.
더군다나 대식이가 요이치의 집에서 얹혀 산다는 내용이 많이 답답했다.
일제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던 우리나라가 생각나서일까.
이상하게 대식이에게 더 많은 공감과 동정을 -
그리고 요이치에게는 이유없는 미움과 분노가 일어났다.
그러나 육상과 전쟁이라는 공통점 아래에서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결국 동등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아마 동네 친구로 만난 사이였다면 이들은 얼마나 좋았을까, 잘 맞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닮은 듯 다른 이들의 모습은 짠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이 책의 내용도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일본도 시대적인 배경이 아니었더라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을텐데.
이유없이 일본인이라면 반감을 갖게 되는 일이 없었을텐데 하고 말이다.

요이치같이 살아온 환경 때문에 대식이를 무시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 또한 오래된 관습과 교육에 의해 그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니 불쌍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사실 - 진실이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역사적 사실을 바르게 알고
만나게 되는 일본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 함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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