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얄궂은 인연의 장난
스승은 마루에게서 인연을 한 번 더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러나 마루는 인연에 대해서 불만이 많이 있었다.
마루 : 인연, 저는 그런 것 믿지 않아요.
스승 : 원래 너는 인연을 믿지 않았잖아!
마루 : 그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에는 인연을 믿었습니다. 아주 철저히요!
스승 : 그것은 의외로구나! 그렇다면 무엇이 너로 하여금 인연을 믿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되었느냐?
마루 : 저는 인연이라고 생각을 해서 다가갔는데 상대방은 제가 인연이 아니라고 합니다. 반면에 이번에는 다른 사람입니다. 상대방이 인연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그 상대방이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스승 : 그런 안타까운 일이 …….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마루 : 저는 인연이라고 생각을 해서 다가갔는데 상대방은 우연이라고 말했었습니다. 한편 상대방은 인연이라고 생각을 하고 접근을 하는데 저는 우연이라고 말했었고요.
스승 : 인연이 왜 이리 복잡할꼬?
마루 : 스승님,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스승 : 서로의 인연과 우연의 실타래가 이렇게 빙빙 꼬여있는데 어찌 복잡하지 않다는 거지?
마루 : 엮이고 싶지 않아서 인연이라고 말하지 않았거든요.
스승 : 인연을 그렇게 단박에 거절할 수 있을까?
마루 : 사람들은 인연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스승 : 인연은 하늘의 뜻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마루 : 하늘에서 정한 인연은 특별한 사람밖에 없고, 대부분은 보통사람들이 선택하는 인연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스승 : 사람이 정하는 인연이라 …….
마루 : 하늘이 할 일이 없어서 70억 인구나 되는 복잡한 인연을 일일이 엮어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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