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남이 가지 않은 길
‘마루’는 남이 하지 않는 독특한 연구를 했다. 지금 현재 돈은 되지 않는 일이고, 당장 먹고 살 수 있는 기술도 아니었다. 그러니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답답해했다. 이를 본 ‘누리’는 스승님께 말했다.
누리 : 스승님, 마루를 보면 참 답답해요!
스승 : 왜 그러느냐?
누리 : 지금 이상한 것을 하고 있는데 그게 지금 당장 돈이 나오는 것도,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스승 : 얼마나 쓸데없는 짓이기에 그러느냐?
누리 : 말을 들어보면 나중에는, 먼 미래에는 쓰일 것 같아요. 그러나 지금 당장도 아니고, 100년 후에 죽어서 저희는 사라질 텐데 그때 가서 무슨 소용이 있어요!
스승 : 그런 말을 했다는 거지? 내가 한 번 찾아가봐야겠다.
그렇게 해서 날을 잡아서 마루를 찾아갔다.
스승 : 마루 있는가?
마루 : 아, 네! 스승님,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스승 : 사람들이 하도 자네가 이상한 일을 한다고 해서 한 번 와봤네. 얼마나 이상하기에 그러나 싶어서.
마루 : 아마도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하겠죠.
스승 : 그런 이상한 일을 자네는 왜 하는가?
마루 : 나중에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서요.
스승 : 왜 그렇다고 생각을 하는 거지? 그럴 것이라는 착각은 아니고?
마루 : 물론 저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그 생각이 나고, 사명감마저 드는 것이 제가 꼭 해야 할 것 같아요.
스승 : 사명감마저 든다고?
마루 :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꼭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스승 : 그렇다면 한 가지만 묻지.
마루 : 네.
스승 : 행복한가?
마루 : 행복합니다. 이 일을 할 때 행복합니다.
스승 : 그렇다면 꼭 하게나.
마루 : 왜요?
스승 :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가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행복하다면 굳이 말릴 이유가 없지.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말이야.
마루 : 잘 되면 남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승 : 그렇게 나의 행복이 남의 행복까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뭐가 있는가? 반드시 하게나.
마루 :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승 : 무슨 걱정?
마루 : 사람들의 눈이 무섭습니다.
스승 : 나는 사람들의 눈을 두려워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자네도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었군.
마루 :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에 있어서 막연한 두려움은 있습니다.
스승 : 그럴 테지! 그래야지 사람인 것이고.
마루 : 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스승 : 시대를 잘 만나면 빛을 발하고, 역사 속의 한 인물로 장식을 하게 되겠지. 그러나 시대를 잘못 만나 빛을 발하지 못하면 선구자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남을 테지. 아마도 위인에게 영향을 준 인물로 기억 속에 남게 되겠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위인조차도 이전에 이름을 알리지 못한 무명의 연구가가 없었다면 그 위인조차도 그 시대에 빛을 발하지는 못하고 범인으로 살아가는 것일 테지. 역사 속에 남느냐? 기억 속에 남느냐? 그것은 시대를 얼마나 잘 타고나느냐의 관건이지 사람이 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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