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후회 vs 미련
외향적인 성격의 ‘마루’와는 내성적인 성격의 ‘누리’는 말을 할 때 항상 조심들을 했다.
마루 : 나는 말을 하고 나면 항상 후회를 해!
누리 : 나는 말을 안 해서 미련이 남는데!
마루 : 왜 미련이 남는데?
누리 : 말을 할 걸 하다가 결국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못한 말에 대해서 미련이 남는 거지.
마루 : 말을 해도 후회! 안 해도 미련! 도대체 말을 해야 해?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해?
누리 : 그래도 너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잖아! 그래서 네가 부러워. 적어도 나처럼 말을 하지 않는데서 오는 미련은 남지 않잖아!
마루 : 나는 후회가 남더라도 말을 하지 않고는 못살겠으니까.
그렇게 누리는 마루의 할 말 다 하고 사는 모습이 못내 부러워서 그런 모습을 동경하기까지 했다. 그 사건이 있기까지는 말이다. 어느 날 마루와 웬 여자가 싸우고 있는 것을 봤다.
마루 : 우리 헤어져!
누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마루가 과연 그렇게까지 부러웠을까 하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누리 : 저런 말을 하는 것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것은 왜지? 마루가 너무 심했어!
그날 마루는 역시나 혼자 후회를 했다.
마루 : 내가 괜한 말을 했어! 항상 말을 하고 나면 후회를 해! 어떤 때는 이러면 안 되는 데라고 생각을 하지만 이미 말을 한 후에야 뒤늦게 후회를 하니, 참! 그래서 항상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말이야.
누리 : 나는 할 말 다 하는 네가 항상 부러웠는데 그런 아픔이 있었구나.
마루 : 꼭 할 말만 하는 사람은 잘 없을 거야. 말을 하다보면 할 말, 안 할 말 다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아! 차라리 너처럼 미련이 남더라도 말을 안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어.
누리 : 하고 싶은 말을 못하면 미련이 남을 수도 있는데?
마루 : 그래, 미련이 후회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
누리 : 둘 다 안 좋은 감정인데.
마루 : 후회는 상대방을 다치게 해서 내가 후회를 하지만 미련은 내가 말을 하지 않아서 내가 다치게 되잖아.
누리 : 어쨌든 둘 다 다치는 거잖아?
마루 : 후회는 둘 다 다치지만 미련은 나 혼자 참으면 상처가 곪아서 나 혼자만 다치잖아.
누리 : 그래도 상대방도, 나도 다치는 것도 싫은데.
마루 : 참다보면 내성이 생기면서 그 상처가 혹시 알아? 조개의 진주처럼 마음속에 보석이 될지.
누리 : 하긴, 미련을 갖다가 나 혼자서 다독이면서 내가 점점 더 성숙해지고 다스려지는 경우도 있기는 했어.
마루 : 미련과 후회, 둘 다 좋은 감정은 아니지만 미련은 남지 않게 스스로 치료를 하거나 생각해서 현명하게 쏟아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그러나 후회가 남지 않게 쏟아내는 것은 좋지만 쏟아내고 후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아마도 방법이 잘못된 것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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