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행복은 어디에
행복이라는 것이 알듯 모를 듯해서 여기저기 행복을 찾으러 다니는 청년 ‘마루’가 있었다.
마루 : 행복이라는 것이 어디 있을까?
누가 술을 먹으면 기분이 좋다고 해서 술도 먹어보았다.
마루 : 에이! 기분은 좋은데 술이 깨고 나면 허무하고, 기분이 더 우울해!
여자와 함께 어울리기도 했고,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았지만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았다.
마루 : 누가 행복은 이런 것이라고 딱 꼬집어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까?
향락의 도시로만 행복을 찾아다니다가 어느 날은 한적한 시골길로 여행을 했다.
마루 : 이런 곳에서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을까? 공기가 좋기는 하네.
텃밭에서 소일거리를 하는 노인의 모습이 더 없이 행복해보였다.
마루 : 뭐지?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저 환해보이는 표정! 그동안 내가 찾아 헤맨 행복한 모습이 저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이쯤 되자 마루는 말을 건네지 않을 수 없었다.
마루 : 할아버지, 즐거우세요?
노인 : 그럼, 즐겁지!
마루 : 행복하세요?
노인 : 그럼, 행복하지! 자네는 안 행복해?
마루 : 저는 행복하지 않아서 불행해요.
노인 : 저런, 그러면 안 되지!
마루는 자신이 찾는 행복한 사람이 이런 촌구석에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니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마루 : 할아버지는 왜 행복하세요?
노인 : 내가 뭐 행복을 알고 행복하겠는가? 그냥 하다 보니 행복한 거지.
마루 : 그럼, 지금은 왜 행복하세요?
노인 : 내가 움직일 수 있고, 새싹들이 자라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은 걸, 뭐!
마루 : 할아버지의 행복은 그렇게 크지 않군요?
노인 : 그럼 자네가 생각하는 행복은 어떤 건데?
마루 : 그것을 알면 제가 이렇게 헤매겠어요.
노인 : 참 딱하게 되었구먼! 나는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데.
마루 : 행복을 느끼세요?
노인 : 그럼, 느끼지! 그러고 보니까 자네는 아까 행복을 찾아 헤매던데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같아! 백날을 찾아 봐봐! 행복을 찾을 수 있나?
마루 : 제가 잘못 찾다니요?
노인 :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거지.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거라네. 찾으러 다니니까 평생을 찾아도 못 찾는 거야! 그냥 지금 느껴! 오늘은 우리 집에서 하루 자고 가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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