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유머와 칭찬의 대결
유머를 너무 좋아하고 잘하는 청년 ‘마루’는 항상 사람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자신의 인기가 최고라고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 또한 배를 잡고 웃으면서 그를 참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길을 가다가보니 한 노인에게 사람들이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해하는 것을 보고는 살짝 배가 아팠다. 그런데 그 노인이 잔치를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마루 : 나더러 저렇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었던가? 저 노인이 나보다 더 인기가 좋다는 말인가? 좋아, 이번 기회에 나의 인기가 당신하고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지!
그 노인의 잔칫날과 같은 날짜에 마루도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으로 오도록 초대장을 돌렸다.
마루 : 두고 봐! 누가 더 인기가 있는지! 이번에 판가름을 내자! 아무도 당신 집에 가지 않으면 얼마나 속상할까?
그러나 막상 같은 날이 되자 유머를 구사하는 청년 마루의 집에는 사람이 한산하였고, 칭찬을 잘하는 노인의 집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마루 : 뭐야, 나의 초대를 무시해!
이쯤 되니까 치밀어 오르는 분노보다 왜 그 집으로 다들 사람들이 몰려갔는지가 마루는 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는 노인의 집에서 나오는 행인을 잡고는 물었다.
마루 : 당신은 나의 유머에 잘 웃어주더니 왜 내 초청을 거절하고 이곳에 왔소?
행인 : 물론 당신의 유머는 재미있소. 그러나 그 노인은 나한테 칭찬을 해주신 고마운 사람입니다.
마루 : 재미없는 세상, 웃기고 재미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오?
행인 : 당신의 유머는 기억에 남지만 노인의 칭찬은 가슴에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유머는 기억 속에서 점점 퇴색되어 가지만 노인의 칭찬은 힘이 들 때 여전히 살아가는 데 등대처럼 반짝입니다. 그래서 제게 있어서 당신은 재미있는 사람으로 기억되지만 그 노인은 고마운 사람으로 가슴에 남습니다. 결국 유머는 머리에 남지만 칭찬은 희망이 되어 가슴에 남습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당신의 초대에 응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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