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소?
옛날에 나이 마흔이 넘어서 귀한 아들을 얻은 노인이 있었다. 마을주민들 모두가 아들이라고 축하인사들을 했다. 하지만 노인은 별로 기뻐하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노인 : 이 일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소?
그런데 귀하게 얻은 그 아들이 자라면서 좀 많이 모자란 아이였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마을주민들은 다 늙어서 자식이라고 하나 봤는데 바보일 줄 누가 알았을까 하나같이 걱정들을 했다. 하지만 노인은 별로 슬퍼하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노인 : 이 일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소?
한편, 그 주변에는 얼굴이 아주 잘생긴 아들을 둔 과부가 살았다. 그런데 자랑질로 사람 염장을 지르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과부 : 우리 잘생긴 아들이 이번에 결혼을 해요. 꼭 참석해주세요. 며느리는 또 얼마나 예쁜지! 그런데 댁의 아들은 결혼 안 합니까? 아참! 이 댁은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죠?
노인 : 이 일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소?
몇 달 뒤에 잘난 며느리는 시어머니한테 지지 않고 꼬박꼬박 말대답을 했다. 생긴 대로 값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 과부는 효도를 꿈도 꾸지 못했고, 바라지도 않았다. 한편 아무리 바보 아들이라고 해도 짚신도 짝이 있는지 자신하고 비슷한 모자란 여인을 데려와서 함께 살게 되었다. 과부가 이를 보고 비웃었다.
과부 : 짚신도 짝이 있다고 모자란 것은 둘째 치고, 그런데 인물이 너무 없네요.
노인 : 이 일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소?
그 며느리는 얼굴이 별로이고 조금 모자랐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받아준 노인에게 은혜를 다해서 지극정성을 다해서 모셨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과부댁 잘난 며느리는 어느 새 배가 불러 분만을 할 때가 되었는데 바보댁은 자식이 생기지 않았다. 과부는 또 이때를 노리고 자랑질을 해댔다.
과부 : 아들 며느리가 잘생겼으니까 자식들은 또 얼마나 예쁘겠어요! 이 집은 언제 아이가 생겨요? 문제 있는 것 아니오? 아들이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며느리가 문제겠죠?
노인 : 이 일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소?
그렇게 과붓집은 아이를 낳고 며느리는 몇 달 후에 도망을 갔다. 평소에 그렇게 자랑을 하던 아들이 잘생긴 얼굴 덕에 바람이 나서 며느리가 같이 못살겠다고 도망을 간 것이다. 과부는 졸지에 엄마가 되어서 손자를 키우게 생겼다.
과부 : 저한테도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기겠죠?
노인 : 이 일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소?
과부는 궁금해서 노인에게 물었다.
과부 : 말끝마다 ‘이 일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어찌 알겠소?’라는 말을 주문처럼 하는데 이 말은 무슨 뜻입니까? 저는 아무리 들어도 잘 모르겠는데요.
노인 : 득이 지나치면 독이 되고, 독도 적당하면 약이 되는 것이오. 득이 되는 일도 지나고 나면 독이 될 때가 있고, 독도 지나고 나면 고마운 득이 될 때가 분명히 있다오. 영원한 독도, 영원한 득도 없으며 득 다음에는 독이 찾아오고, 독 다음에는 득이 찾아오니 너무 기뻐도 너무 슬퍼도 할 것은 없다오. 득과 독은 번갈아서 찾아오니 언제나 희망을 잃지 마시오.
출처- 의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