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피하라! 그러나 즐겨라!

 

 

 

 

 

 

매사에 일을 가려서 하는 노인이 있었다. 어떤 때는 주인도 속으로 부아가 치밀었다.

 

 

 

노인 : 나는 힘도 없고 늙어서 그런 일은 자신 없는데 ……. 차라리 저 일을 내가 하면 안 되겠나?

주인 :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지 자기가 주인도 아니면서 일을 가리기는 왜 가리는지! 그럴 거면 자신이 주인을 하던가?

 

어떻게 보면 얄미울 정도로 노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가려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노인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맡은 일은 열심히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솔선수범해서 나서기도 했다.

 

 

 

노인 : 나는 저 일은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주인 : 그럼, 저 일을 맡아서 하세요.

 

그래도 일을 가릴 때는 철저히 자신한테 유리한 일만 골라 해서 얄미울 정도라서 주인은 속에서 부아가 치밀어오를 때가 종종 있었다.

 

주인 : 할아버지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맡은 바 일은 잘하는데 왜 일을 가리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노인 : 궁금한가? 궁금하면 알려주지.

주인 : 저 말고 다른 사람들도 다 궁금해 해요.

 

 

노인 :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

주인 : 그거야 다 아는 말이죠.

노인 : 그것은 피할 수 없을 때는 즐기면서 하자는 말이지.

주인 : 그거야 뭐,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고요.

노인 : 나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 그러나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지.

주인 : 그것은 또 무슨 뜻입니까?

 

 

노인 : 사람들은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일도 무조건 부딪혀서 빨리 끝내고 즐겨야 한다고 생각들을 하지.

주인 : 그거야 빨리 끝낼 수 있는 일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요.

노인 : 맞아, 금방 끝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하는 것도 좋지. 그런데 일이 끝이 있나? 오늘 할 일은 밤이 깊으면 끝이 있지만 평생에 걸쳐서 해야 하는 일이면 신중하게 골라서 해야 하지 않겠나?

주인 : 그 말씀도 일리는 있군요.

 

노인 : 한 시간만 하는 일이면 가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 그러나 평생 해야 할 일을 고르는 데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되 평생을 피할 자신이 없으면 즐기면서 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출처-  의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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