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단한 책 소개
현생에 치여 벅찬 나날을 보내던 작가는 돌연 몽골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여행을 떠나며 자신도 몰랐던 스스로를 발견하고, 좋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으며 작가는 새로운 결심을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안나푸르나 등반, 산티아고 순례길, 미국 자전거 횡단까지 모험과 여행 그 사이 어딘가로 떠난다.
2.
일단 작가가 다닌 여행지만 봐도 비범하다.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선택할 만한 곳은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깜짝 놀랄 만큼 힘든 여행을 스스로 선택하게 되었는지, 고도의 훈련과도 같은 여행을 마무리한 스스로에게 용기 없는 사람이라고 자꾸 말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느 소심한 사람이 90일 동안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지?? 나는 지금 미국 관광 여행도 무서운데!! 겁 많은 자신도 해낼 테니 모두 할 수 있을 거라는 독려가 의도였다면 그건 약간 핀트가 어긋난 거 아닌가 싶다.
같은 맥락으로 책을 다 읽었음에도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너무 축약되어 부분부분에 대한 이해가 어려운 느낌이었다. 독자가 책을 읽고 작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충분히 솔직하게 글을 쓰지 못한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뭐 평론가도 아니고, 감명 깊게 읽으신 분도 있겠지만, 일단 내가 느낀 바는 이렇다.
틈틈이 내 블로그에 언급했지만,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십 권의 여행 에세이를 읽었다. 그 책들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안 가본 곳이 없고, 작가들의 경험을 함께 향유했다. 거기에 만족을 못 하고 심지어 스스로 여행 에세이도 냈다... 아무튼 그런 나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아쉬움이 남는 여행 에세이였다.
3.
손에 딱 잡히는 책 사이즈와 특히 90도 회전되어 적혀있는 제목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어쩐지 독특하며 '미지'라는 단어와 더 잘 어울리는 느낌! 책을 고를 때 제목, 작가( 및 작가 소개), 표지, 목차 등등을 고루 보고 고르는데, 이 책은 '미지의 세계를 좋아합니다’라는 책 제목이 압도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과연 작가가 만난 미지의 세계는 어떤 곳이며 그에게 어떻게 다가왔을지 기대되는 제목이었다. tmi : 지금 읽고 있는 산문에도 '미지'라는 단어가 들어감..! 내 본능이 그 단어를 좋아하는 걸까?
계속 등장하는 '자연여행가'라는 단어도 예쁘고 포용적인 느낌이 들었다. 자연을 해치며 나의 어떤 욕심을 위해 여행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받아들일 것 같은 느낌. 나의 이전 여행들은 어땠는지 돌아보며 앞으로 여행에서 이 단어가 생각날 것 같다.
4.
글도 다른 어떤 것처럼 취향이 많이 갈리는 분야다. 나의 스타일과 맞지 않았을 뿐이지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럼 마음에 와닿았던 책의 구절을 인용하며 마치도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