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블로그에서 봤던 샛노란 표지의 책이 집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서평 이벤트 신청하는 거라 당첨될지 감이 안 왔는데 메일을 받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책도 너무 기대되었고 얼른 읽고 좋은 글을 쎠야 한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러나 잘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그 생각이 자꾸 마음을 무겁게 만들어서 책에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책을 받은 지 일주일 된 지난 주말에 드디어 책을 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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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탬버린이 궁금해서 먼저 볼까 하다가 신춘문예 당선작인 첫 이야기를 읽었다. 볼링에 대한, 죽은 오빠에 대한 이야기인 '핀 캐리'는 큰 감흥이 없었다. 우울하고 답답한 화자의 마음이 소설 전반에 깔려 있고, 왜 굳이 볼링을 주요 소재로 하였는지에 대한 이유는 소설 막바지에 반짝하고 등장하였다. 작가의 글솜씨가 특별히 좋다던가 하는 건 잘 모르겠고 작품의 당선 이유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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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탬버린으로 넘어갔다. 이번엔 좀 더 재밌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훨씬 내 취향이었다. 탬버린이란 소재로 사회 초년생인 주인공의 현재와 회상하는 고등학교 시절 추억이 번갈아 나왔다. 딱 그 중간쯤에 위치한 나는 두 입장에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그 노래방 기계 100점이 뭐라고 일장연설과 함께 100점이 나올 때까지 불러야 하며, 송은 탬버린이 뭐라고 혼을 다해서 흔든다. 한 문제 차이로 시험에 떨어진 반장 이야기도 너무 가슴이 아팠다. 우리 사회는 더 나아질 거란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과 그거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