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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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쿠르상 수상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소설 <사흘 그리고 한 인생>. 

공쿠르상 수상작 《오르부아르》에 이어 발표된 소설로, 

무대를 다시 현대로 옮겨와 추리 작가, 스릴러 작가로서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는 책 소개에 속았다. 

스릴러가 아니다. 추리는 더더욱 아니다.





1999년 12월이 끝나 갈 무렵, 일련의 돌연하고도 비극적인 사건들이 보발을 덮쳤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사건은 물론 어린 레미 데스메트가 사라져 버린 일이었다.



1999년 프랑스의 시골 마을 보발. 

개를 키울 수 없었던 앙투안은 이웃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제 강아지처럼 귀여워했다.

그러던 중 사고를 당한 개를 집 주인 데스메트는 수의사에게 데리고 가는 대신 안락사를 시킨다.

앙투안의 눈앞에서. 

그리고는 개를 그냥 쓰레기봉투에 넣어버린다.

분노가 치민 앙투안, 

어른에게는 대들 수 없어 혼자 자주 가던 숲에서 분노를 발산하는데

앙투안을 잘 따르던 개 주인 데스메트의 6살 된 아들, 레미가 숲까지 앙투안을 따라왔다.

데스메트에게 품었던 분노는 레미에게로 향하고 홧김에 휘두른 판자에 맞은 레미는 죽고 만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앙투안은 숲에 소년의 시체를 숨긴다. 

마을로 돌아온 앙투안은 돌아오지 않는 레미를 찾고 있는 데스메트 집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알게 된다.

자기 집으로 돌아온 앙투안.

곧 잡혀갈 생각에 어째야 할지 전전긍긍한다.


책을 소개하는 글을 모르고 읽었다면 이제 앙투안은 잡히겠구나.

사흘간 경찰의 시달림을 받는 걸까, 사흘간 도망을 가는 걸까.. 생각했을 터.


스릴러 소설을 쓰던 작가라 그런지 독자를 제대로 다룰 줄 안다.

시작부터 살인이 일어나고 그 범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난관(?)을 풀어가는지를 보여준다.

숨이 턱턱 막히고 심장도 꽉 잡혀 숨을 참으며 읽게 되더라.


아, 우연한 사고지만 범죄를 저지른 12살 소년의 심리를 어찌나 탁월하게 표현했는지.

사흘간 앙투안이 되어 같이 심란해하고 같이 울고 그와 같이 잠들지 못했다.


온 동네 사람들이 수색작업에 나서고 군경까지 출동해 마을을 샅샅이 뒤지고 숲으로 수색작업이 넓혀지는 그때

때마침 찾아온 태풍과 폭우로 마을은 쑥대밭이 되고 결국 소년 레미는 마을 재난에 밀려 사라졌다.



레미는 죽었고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끝난 것이다.  -p195



하지만 레미의 죽음은 앙투안의 마음에서 떠난 적이 없고,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10년도 더 지난 현재, 앙투안은 파리에서 살고 있다. 

그는 의사가 되었고 약혼녀도 있으며 유망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만 과연 그는 제대로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게 피하고자 했던 범죄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사는 내내 그 굴레를 벗진 못했다.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마을에서 보고 싶어 하지 않던 사람들과 한 평생

이제 그는 스스로에게 씌운 굴레를 쓰고 오랜 죗값을 치르며 살아야 한다.

평생이라는 시간을.



피에르 르메트로는 스릴러 작가로 유명하다는데 아무래도 다른 책을 찾아 읽게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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