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지침서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지음 / 가나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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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육십대 중반이 넘어가시면서 병원에 가는 일이 잦아졌다. 이십대만 해도 관련종사자가 아닌 다음에야 내가 왜 간병에 대해 알아야 할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삼십대가 되면 간병에 대한 지식은 교양이자 상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평생 아프지 않으신다면 좋겠지만 단 하루라도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남이 아닌 내가 하고 싶다는 마음에 이 책을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간병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분들은 간병사,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보조인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인력이 모자라서 그런지 초보수준의 간병인도 많아 서비스를 받는 사람 입장에선 불편한 것이 많다고 들었다. 책을 읽어보니 간병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간병인은 나이 드신 어머니들이 상당수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간병인이 자신의 건강을 돌봐야한다는 항목이 들어있을까. 젊은 사람들이 많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젊어서부터 간병인을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오십대 여성분들을 상대로 더 체계적이고 섬세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전문간병인들 외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삼아 쓰여진 책으로 생각된다. 간병을 할 때는 서비스받는 사람이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표정도 조심해야 하는 것과 같은 간과하기 쉬운 점들도 설명되어 있다. 또한 간병인이 최대한 많은 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속도가 느릴뿐 혼자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혼자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보조하는 일을 해야 한다. 뒷부분에는 말기환자, 중증 치매환자관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마지막 장에 간병인의 자기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병인의 나이가 많은 분들이 많은만큼 감염에 스스로 유의해야 할 것이다. 환자를 신체적이고 정신적으로 보살피는 간병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건강한 마음과 신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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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서지희 옮김 / 살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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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꽤나 기대를 했다. 미드 드라마를 보는것처럼 빠른 장면전환과 사건을 추적해가는 형사들 이야기는 익숙한 풍경이다. 게다가 얼마전에 읽었던 <알렉스>란 소설과 흡사해서 좀 놀랐다. 물론 범행동기 같은 것이야 다르지만 풀기 힘든 사건을 향해 수사망을 좁혀가는 정의감 강한 형사와 어딘가에 갇혀 영문도 모르고 심한 고문-사육과 비슷한-을 당하는 여자, 여자가 당하는 모습을 독자로 하여금 불편할 정도로 상세히 설명하는 것, 그것이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증오심을 가진 남자범인에 의한 사건으로 밝혀지는 것 등이 그것이다. 두 개의 시점으로 쓰여져 있고 번갈아 빠르게 교차되는 것까지.

 

하지만 이 소설이 좀 더 헐리우드 영화나 미드와 비슷한 분위기를 내고 있으며 범행동기는 좀 유치하다. 정말로 그럴듯한, 그러니까 여자가 그런 형벌을 받을 만큼 의도적이고 잔인한 동기로 저지른 일이 있더라면 좋을 텐데. 이런 소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남자 캐릭터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 누구라도 내가 저 남자라도 역시 똑같이 했을 거다, 라고 느낄 정도로. 하지만 아무래도 이 소설의 목적은 오락성에 있는 것 같아서 작가는 그런 생각을 깊이 있게 한 것 같진 않다. 이 소설은 아무래도 대중소설로 분류되지 않을까?

 

그래도 여성 캐릭터가 나약하지 않고 강인해서 자비를 구하지 않는 것. 그런 것은 마음에 들었다. 강하게 남은 캐릭터는 오히려 형사들이었다. 괴짜 형사 칼도 그렇고 사건을 해결하다가 전시마비가 되어 자신을 죽여달라고 칼에게 부탁하는 헤럴드. 그리고 결혼했음에도 자유롭게 남자들을 끌어들이는 칼의 바람둥이 아내. 이 소설은 영상으로 만난다면 꽤나 재미있을 것 같다.

 

또한 감금된 여성캐릭터가 워낙 완벽한 여성인지라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한 적도 없는- 범인이 누구일까 추적해가는 재미가 있다.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어쨌거나 재미있게 푸욱 빠져 읽을 소설을 원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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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건축수업 - 삶을 건축하며 나는 성장한다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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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건축학개론> 열풍에 조조로 영화를 보았더랬다. 두 젊은 남녀가 건축학개론 수업을 들으며 만나 사랑을 하는 이야기인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영화의 내용보다는 두 사람이 함께 있었던 ‘공간’들이 기억에 남았다. 사람이 살지 안던 한옥 집, 여자주인공의 작은 원룸, 새로 지은 여자의 집, 둘이 함께 김동률의 음악을 들었던 옥상... 처럼. 그들이 자주 걸어다닌 길도 넓게 보자면 다 건축의 범위에 들어갈 거다. 그러고 보니 사람 사는 것이 공간과 상관없을 수 없으니 우리 모두 건축 수업을 들어야 할 것 같다.

 

처음에는 이 책이 건축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 읽어보니 건축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읽으며 곰곰이 생각하고, 가슴에 새겨두면 좋을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들어 있다.

건축이란 것은 또 인생이란 것과 참 많이 닮았다. 과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집을 짓는 것과 우리의 인생을 설계하고 살아가는 것이 깊은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의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해서, 집짓는 재료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것처럼 서로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어서 하나가 잘못되면 모두 엉클어져 버린다.

 

누구나 내가 살 집을 짓고 싶다, 라고 한번쯤은 생각할 것이다. 우리가 모두 건축가가 아닌 이상 직접 설계하고 지을 순 없겠지만 우리 모두 ‘말하는 건축가’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건축가에게 최대한 상세히 설명해서 집을 짓는다면 나 역시 건축가인 셈이다.

 

예전엔 건축이란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고, 복잡한 설계도를 그려낼 줄 아는 몇안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 여겼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건축이란 것이 매우 친근하게 느껴져서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어졌다. 건축학적 상상력이란 무한대이니 우리 모두 건축가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다른 책이어서 놀랐고, 또 그 책의 내용이 신선하고 흥미로워서 기분이 좋았다. 표지에는 어떤 건축물과 통하는 문이 그려져 있다. 책이 어떤 또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문이라면 이 책은 건축에 대해, 삶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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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라이프 - 도시생활자의 낮과 밤
김석원 지음 / 이덴슬리벨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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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서울에서 살았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도시인으로 길러진 셈인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며 공감할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가끔 시골생활을 꿈꾸지만 볼거리가 별로 없고 곤충우는 소리가 들리는 시골에 가면 며칠 견디지도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도시인.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본다면 정말 우리들의 삶이 미니어처 모형같을 것이다. 권경용의 사진들은 참 익숙한 나 자신의 삶을 낯설게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이렇게 달라 보일수가! 새삼스럽게 이렇게 거대한 도시에서 개인이 얼마나 작은 부품에 불과한가라는 깨달음이 온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인간관계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고, 도시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불안하지만 또 그 익명성을 즐기기도 한다. 서로들 남과 비슷해지려고 애쓰는 것 같으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애쓰고.,,, 묻지마 범죄가 벌어지기도 하는 험악한 도시생활. 하지만 가로등불빛, 카페에서 들려오는 재즈음악들, 세계 어느 나라의 음식이든 맛볼 수 있는 다양함이 공존하는 도시. 아무래도 이젠 도시인이 아닐 수는 없게 되어버린 모양이다.

 

도시에 살면서 한번쯤은 하게 되는 상념들을 이 책에서 다시 발견하게 되어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얼마전 어느 섬의 원주민들이 사는 것을 보면서 그들은 무한경쟁시스템에 노출되어 있지 않고 남자고 여자고 옷을 반쯤은 벗고 지내며 대부분의 일을 다 함께 한다. 도시인이 되어버린 우리는 이제 결코 그런 생활로 돌아갈 수도 없으며 그렇게 되길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이런 도시인의 삶은 아무래도 그림보다는 순간을 잡아내는 사진이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도시를 찍은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보며 오랜만에 도시에서의 삶을 ‘느리게’ 만끽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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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남자 계산하는 여자
쑤진 지음, 최인애 옮김 / 서래Books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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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해야 할까. 연애술서들은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시작하는 것 같다. 정말 남녀는 심리적으로 다를까? 개인의 차이가 아닐까? 하지만 이런 식의 연애술서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니 개인차가 있다 해도만 남녀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정도로 심리나 행동패턴의 차이가 있는 것 같고 남녀의 이런 차이를 알면 연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저자는 연애기간이 길어지면서 여자가 남자에게 왜 대체 예전처럼 나에게 관심을 쏟아주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것은 그가 변했다기 보다 그녀가 너무 많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자는 사랑을 하면 올인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관심을 많이 쏟지만 남자는 계속 사랑만 하고 있을 순 없으니 다른 것들에도 관심을 쏟기 때문에 여자 입장에선 그가 변했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사실 남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말에 반론을 갖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변에 커플들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가 역전되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다. 여성은 눈에 보이는 관심을 바라지만 남자들은 여성보다는 둔감하기에 남녀간에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 또 남자는 애둘러서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 보다는 분명히 감정표현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자는 생각보다 여자에게 고백받을 때 실망하기보다는 감동한다고 하니 가슴앓이만 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고백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 여자들은 나쁜남자를 좋아하지만 나쁜남자가 나쁜남자일수 있는 것은 여성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고, 당신앞에서 실수를 연발하는 그는 당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랑에 빠지면 객관적으로 현실을 직시하기 힘든 여성들에게(이 책은 왠지 여성들을 타깃으로 씌어진것 같다) 이런저런 현실적인 조언들을 해주는 셈이다. 사실 남의 사랑은 누구나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꽃뱀이나 어장관리하는 남자를 알아볼 수 있지만 놀랍게도 당사자는 결코 알아채지 못한다. 이런 연애술서를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랑에 빠져있는 상태이건, 사랑에 실패한 후이건 간에 자신의 경우에 해당하는지 보고 자신이 어떤 사랑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번에 더 나은 사랑을 하고 싶다면 연애고수가 알려주는 연애방법에 귀기울여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성형제만 있어서 이성의 심리상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든가 연애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사람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순간 내 연인의 애매한 말과 행동에 가슴아파하지 말고 독서를 하며 자신이 뭔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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