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서지희 옮김 / 살림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덴마크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꽤나 기대를 했다. 미드 드라마를 보는것처럼 빠른 장면전환과 사건을 추적해가는 형사들 이야기는 익숙한 풍경이다. 게다가 얼마전에 읽었던 <알렉스>란 소설과 흡사해서 좀 놀랐다. 물론 범행동기 같은 것이야 다르지만 풀기 힘든 사건을 향해 수사망을 좁혀가는 정의감 강한 형사와 어딘가에 갇혀 영문도 모르고 심한 고문-사육과 비슷한-을 당하는 여자, 여자가 당하는 모습을 독자로 하여금 불편할 정도로 상세히 설명하는 것, 그것이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증오심을 가진 남자범인에 의한 사건으로 밝혀지는 것 등이 그것이다. 두 개의 시점으로 쓰여져 있고 번갈아 빠르게 교차되는 것까지.

 

하지만 이 소설이 좀 더 헐리우드 영화나 미드와 비슷한 분위기를 내고 있으며 범행동기는 좀 유치하다. 정말로 그럴듯한, 그러니까 여자가 그런 형벌을 받을 만큼 의도적이고 잔인한 동기로 저지른 일이 있더라면 좋을 텐데. 이런 소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남자 캐릭터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 누구라도 내가 저 남자라도 역시 똑같이 했을 거다, 라고 느낄 정도로. 하지만 아무래도 이 소설의 목적은 오락성에 있는 것 같아서 작가는 그런 생각을 깊이 있게 한 것 같진 않다. 이 소설은 아무래도 대중소설로 분류되지 않을까?

 

그래도 여성 캐릭터가 나약하지 않고 강인해서 자비를 구하지 않는 것. 그런 것은 마음에 들었다. 강하게 남은 캐릭터는 오히려 형사들이었다. 괴짜 형사 칼도 그렇고 사건을 해결하다가 전시마비가 되어 자신을 죽여달라고 칼에게 부탁하는 헤럴드. 그리고 결혼했음에도 자유롭게 남자들을 끌어들이는 칼의 바람둥이 아내. 이 소설은 영상으로 만난다면 꽤나 재미있을 것 같다.

 

또한 감금된 여성캐릭터가 워낙 완벽한 여성인지라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한 적도 없는- 범인이 누구일까 추적해가는 재미가 있다.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어쨌거나 재미있게 푸욱 빠져 읽을 소설을 원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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