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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칼 나의 피 ㅣ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92
김남주 지음 / 실천문학사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우두두둑 우두두둑
느닷없이 한밤중에 쏘내기 쏟아지고
잠귀 밝은 할머이 제일 먼저 듣고 소리친다
비온다 아그들아 내다봐라
웃통바람 애비는 가래들고 들로
속곳바람 애미는 멍석말아 헛간으로
눈비비고 손주놈은 소몰고 마구간으로
아 한밤중 쏘내기여 고단한 농부의 잠이여
이렇게 시인은 우리의 삶을 바로 눈 앞에서 일어 나는 일처럼 그려 내고 있었다.
몸으로 행동으로 함께한 삶이 고스란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다.
함께 하라고, 함께 싸우고,함께 기뻐하라고 ..
시인의 노래가 우리의 심장을 두드리고 시인의 목소리가 날 부른다
그리고 손을 내민다.
하염없이 그 손을 바라보고만 있다. 언제쯤이면 시인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 갈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