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부터 서점에 가게되면 하루키책을 찾곤 했다. 지금도 그런 버릇은 여전하다. 아마도 <상실의 시대>를 읽고 난 뒤에 그의 글이 주는 감각적인 편안함이 그의 팬이 되었습니다.이 책은 연애소설입니다. 하루키는 이런 연애감정을 결코 천박하지 않게 감각적으로 써 나갔으며 소설전반으로는 가벼우면서도 우리에게 또다른 뭔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만큼.. 심오합니다.. 그러면서도 허무죠. 아마도 하루키는 허무라는 단어의 존재를 우리에게 인식시켜 주려 했나봅니다..니체의 사상이 겉으로는 허무주의의 빛을 띄고 있더라도 그 속은 무한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듯 하루키의 소설은 그러한 허무속에서 또다른 희망을 찾게 해주는 책이랄 수 있지요. 더이상 떨어질 수 없는 절망의 나락속에서도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사실은 희망의 출발일테니까요. 주인공인 '나'와 나오코의 사랑과 다시 주인공인'나'와 미도리의 사랑은 아마도 절망끝에서 주인공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