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세트 - 전10권 삼국지 (민음사)
나관중 지음, 이문열 엮음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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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삼국지를 수없이 읽었다. 한권짜리 어린이 삼국지에서 시작된 나의 삼국지연의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이문열 평역의 이 열권의 삼국지로 완성되었다고 말한다면 너무 거창하다고 비웃음을 살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나는 이 삼국지를 통해서 희미하게나마 호연지기라는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고, 인간경영의 한부분이나마 이해할 수가 있었다.

각권마다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호걸들의 명멸은 나로 하여금 수많은 밤을 새우게 하였다. 그렇게 많이 읽었음에도 책을 다시 집어들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것은 시대자체의 남성적매력뿐만은 아닐것이다. 행간에 삽입되는 작가의 평론은 그야말로 날카로우며-그것이 칭송이건 냉소어린 비난이건-마치 내앞에서 살아움직이는 듯 현실적 인물묘사는 정말이지 이문열이 왜 국민작가란 명성을 얻게 되었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요인중 하나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사뭇 조조에게 지나치게 기우는 작가의 개인적 기호성의 표출이나 그러한 작가의 기호에 어울리지 않는 보수주의적 표현들이 거슬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커다란 옥에 자그마한 티 정도이지 작품 전체나 작가의 전체적 역량을 위협할 만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이문열 최고의 작품으로 나는 항상 여길 것이다.

그야말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싶은 책이라 할수있겠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가 읽어도 잃은 것은 없고 얻을 것은 많은, 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만나기 쉽지 않은 행운과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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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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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다는 것. 몇 번을 되새겨보아도 애매한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고 나서 나는 한 동안을 멍하게 있었다.내가 무엇을 읽었으며 무엇을 이해했는지에 대해 떠오른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답답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얼마후 그 답답한 마음은 막힌 수도관이 뚫리듯 자연스레 풀리게 되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Sting의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공연의 120분동안 난 내 자신이 그 시간동안 깨어있었다는 것을 알았고 과거 미래가 아닌 현재를 호흡하며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경험은 말로 다할수 없는 기쁨이었으며 기쁨의 크기에 어울리지 않는 잔잔한 평화와 미소를 내게 안겨주었다. 틱낫한 스님이 말하고자 했고 이해시키고자 했던 것이 이런것이였을까...

명상책들이 거의 그러하듯 쓰여진 문장은 거친 파열음이 없으며 너무나 부드럽게 채워져 있고 내용은 누구나 아는 얘기이며 누구나 한번쯤 느꼈었던 것들이다.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내려 가면서 고개를 끄덕일만큼 이해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지금의 현실과는 융화시키기 어려운 동떨어진 내용이라는 반발심이 생기기도 한다. 책에 쓰여진대로 사는 사람들은 붓다를 말하고 예수를 말하는 것이지 우리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 지금 현재 미소를 잊어버리며 숨가쁘게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동화책으로만 느껴진다. 이 책을 마지막장까지 읽으면서 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화가 났다. 틱낫한 스님이 살라는 나 자신과 지금 현실에서 미소를 잊어버리며 사는 나 자신이 조화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였을까. 그러나 하나의 공연이 계기가 되어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이 나의 마음에 와 닿기 시작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과거에도 내가 있었고 현재에도 내가 있고 미래에도 내가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은 내 자신이 만들기 나름임을 이 책을 통해서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차 마시는 일. 나무를 껴안는 일. 자연 속을 걷는 일. 이 모든 작은 움직임으로 돈, 명예가 안겨다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값진 마음의 평화와 미소를 우리는 지을 수 있다. 깨어있는 마음으로 단 하루라도 보낼 수 있다면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제 우리들 사는 모습을 둘러보자. 문명의 발달로 우리의 육체는 편해졌지만, 그런 반면에 우리들의 정신은 더욱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하기에 더욱 이런 틱낫한스님의 그것과 같은 삶의 철학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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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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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을 배우는 걸세.'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죽음을 맞이하는 모리 교수의 담담한 태도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된다. 루게릭이라는 병은 점차 근육이 마비되어 서서히 죽어 가는 병이다. 내가 만약 이러한 병에 걸려 있다면, 그래서 내가 살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과연 나는 어떻게 했을까? 아마, 거의 확실히 나는 이렇게 차분히 죽음을 맞이 하지 못하였을 것 같다. 당황하고, 슬퍼하고, 허둥지둥하며, 마지못해 죽음을 슬퍼하며 맞이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의 모리는 그러하지 않았다. 그는 그에게 남은 시간을 그의 젊은 제자에게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그 순간 그가 느낀 삶의 소중함, 삶의 지혜를 나누어 주는 데 보내게 된다.예를 들어 나이 드는 두려움에 대해 질문하는 제자에게 '난 나이드는 것을 껴안는 다네. 내 안에 모든 나이가 있지. 난 3살이기도 하고 37살 이기도 하고 50살이기도 해. 나는 그 세월들을 다 거쳤으니까. 나이 먹는 것과 싸우는 사람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어'라고 대답한다.

또 '죽는 법을 배우면 사는 법도 배우게 된다'고 가르친다. 만약 오늘 당장 죽는 다면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사람에게, 지금의 삶은 너무나도 소중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런 말도 한다. '사랑이 들어오게 하게. 우리는 우리가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그 사랑을 받아들이면 너무 유약해지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하지만 레빈이라는 현명한 사람이 한말이 있다네.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유일하게 이성적인 행동이다'라고'

죽음을 앞둔 모리 교수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하다. 지금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의 행복을 찾는 길이라는 것이다. 나는 최근 너무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었다. 난 너무 불행하다고, 그렇게만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이 자체가 나에게 주어진 행복이라는 것을. 내가 이렇게 살아 있음을, 그래서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을 사랑하고 얻을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주위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 또한 나를 아는 모든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 또한 이 책의 교훈대로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끝으로 소중한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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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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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어난 후 느낀 실망감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한 시대의 거장이란 사람의 가슴과 머리에서 나온 글이 어찌 이럴 수 있나. 그냥 슬프다. 그것도 유령을 내세워 자기자신의 뒤떨어진 사고를 대변하게 하는 형식을 통해서라니...비겁하다.

조선시대 여성들이 숙명처럼 여기고 살아간 비합리적 상황들이 모두 자의적 선택이었으며 그것을 심지어는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아갔다고 한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지 심하게 말해 작가의 지능이 의심스럽다. 그런식으로 따진다면 작가가 책속에서 개탄해 마지않는 젊은층에서의 이혼률증가 추세가 오히려 선택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부합하는 상황일 것이다. 여기서 책내용에 대하여 많은 말을 하는것은 이미 나와있는 많은 비난들의 재판일 수밖에 없으므로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요즘 이문열씨에 대한 너무나도 당연한 독자들의 비판에 이문열씨 자신이 많이 상처받았으며 창작의지까지 사그러들었다고 토로한적이 있다. 그러나 작가는 그전에 이미 작가를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더 큰 상처를 주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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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금학도
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9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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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덮고나서 나는 동틀무렵 아무도 없는 산의 정상에 앉아 깨끗한 물 한바가지를 들이킨 기분이었다. 신선했다. 우리가 항상 생각하며 그리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불가능한 상황들을 작가는 이 한권의 책에 담아놓았다. 무엇인가에 찌들어 사는 현대사회인들을 비웃기나 하듯이...

우리는 모두 우리가 가진것에대한 집착이있다. 나자신도 마찬가지이고...이 책은 나에게 '잃어버림의 미학'을 가르쳐 주었다. 이책의 주인공 강은백은 강한 집착의 대상이던 벽오금학도를 찢어버림으로써 오학동에 이를 수 있었다. 나를 버려야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해주려 한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는 길지않은 동안이나마 답답한 생활을 잊고싶은 많은 동료 사회인들이나 자연이 모두 그들의 것이며 그들이 곧 자연이길 원하는 예비선인(?)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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