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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
강은진 지음 / 작아진둥지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하우스푸어, 카푸어, 워킹푸어, 베이비푸어 등등 '푸어전성시대'라 일컫고 있는 요즘, 자본주의 대한민국의 사회구조를 꼬집는 어느 가족의 노동사 [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의 저자 강은진님은
평범한 대한민국의 15년차 화이트칼라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오랫동안 블루칼라로 살아왔던 아버지와 뒤늦게 생계에 도움이 될까 일을 시작했다가 오히려 돌봄을 받게 된 어머니 그리고 대기업 경리직으로 있었으나 결혼후 가정주부로 살다가 이혼과 동시에 경력단절 가장이 되어버린 큰언니, 가정형편탓에 입시와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해야했던 둘째 언니는 계약직에서 운좋게 정규직이 되었지만 결혼과 출산 이후 가정주부로 지내고 있으며, 대학졸업장이나 특별한 자격증 하나없이 대한민국의 노동시장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버티고 있는 두 조카의 삶을 들여다보며 우리네 현실을 직시하게 합니다.
사회적으로는 GMP, GDP를 들먹이며 선진국 대열에 끼었다고 자축하는 분위기지만, 실생활에서는 오히려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어 소시민들의 희망없는 오늘 그리고 내일이 이어집니다.
근면성실로 보상을 받았던 70년대, 머리가 좋거나 공부로 개천에서 용 났던 80년대, IMF의 90년대, 주식과 부동산으로 레벨업이 가능했던 2000년대 그러나 현시대는 신분상승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구조로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자의반 타의반 자포자기 심정의 2020년대라고 부르고 싶네요.
학창시절 학교에서 종종 가정의 형편을 묻어보는 설문지를 받아본적이 있습니다. 늘 중산층이라고 적었지만, 실제로는 하층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자존심상 그렇게 적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나며 강은진님과 같으면서도 다른 가족 노동사속에서 저 역시 워킹맘으로 몸도 마음도 바쁘게 지내지만 '워킹푸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기에 더욱 짠하게 공감하게 됩니다.
자리에서 밀려날까 혹은 재취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우는 아이를 떼어놓고 악착같이 출근했던 시절이 그립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런 시간덕에 중년에 접어든 나이에 '자존감'을 내세울수 있어서 스스로에게 대견하다라는 말로 토닥여주고, 블루칼라든 화이트칼라든 노동의 가치를 아는 세상의 모든 '워킹푸어'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제3자의 관조적인 시선으로 3대의 가족 노동사를 훑으며, 우리나라 노동시장(청소년 노동인권, 계약직과 정규직, 콜센타직원의 감정노동, 여전히 존재하는 남여차별,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한부모 여성가장의 어려움, 각광받고 있는 배달 플랫폼의 폐해등)의 수많은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숙고할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가 유명한 저명인사도 아니고, 사회학자 혹은 사회운동가도 아니지만, 그들의 기고나 저서보다 더 공감가는 글이기에 꼭 추천하고 싶은 도서입니다.
[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는 '마음을 울리는' 에세이이자, 사회비평서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p250
노동자의 해피엔딩은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다.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노동자가 안전하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노동자는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 아니다. 노동자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일하며, 존경과 애정을 표해야 한다. 노동은 인간의 의무이자 권리이다.